차기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인사나 정책을 곧바로 추진해야 하는 탓에 공식적인 의견 전달 창구가 막힌 정부부처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위 공직자 출신의 캠프 관계자, 과거 정부에서 청와대나 국회 파견 경험이 있는 현직 공직자들이 ‘비공식 창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사검증이나 정책 조율 과정에 비공식 라인이 활용되면서 자칫 ‘비선 실세’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관가에 따르면 각 부처는 신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공약이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제시할 대안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공약을 대신할 대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식적인 업무보고 외에 인사나 정책과 관련해 부처 입장을 전달하고 설득할 ‘통로’다. 과거에는 두 달가량의 인수위를 통해 정권 인수인계 작업이 진행됐고 인수위에 파견되는 공무원도 있어 의견 전달이나 조율이 순조로웠다. 하지만 차기 정부는 선거 결과가 나오는 5월 10일부터 바로 업무에 돌입하는 만큼 이런 과정이 생략될 수밖에 없다.
이에 공직에 몸담았던 캠프 관계자들이나 과거 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현직 공직자들이 비공식 루트가 될 것이란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유력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에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장차관들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단체장, 중앙부처 전 국장 등 고위 공직자 출신들이 대거 입성했다. 문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한 고위 공직자 출신 인사들도 상당수다. 만약 문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들이 물밑에서 부처들의 ‘줄대기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과 함께 과거 정권에서 청와대나 국회 파견을 나간 경험이 있는 공직자들도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관가에서는 일부 관료들이 그동안 쉬쉬하던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파견 경력 등을 최근엔 드러내놓고 자랑하고 있다는 소문도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