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화법으로 최대한의 성과”
‘토론 부족’지적은 인정하기도
공화당서도 대통령 비판 가세
극단을 넘나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로 서울과 워싱턴 외교가가 혼돈에 빠진 가운데 미 행정부 내에서도 ‘교란적(disruptive)’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대북 군사행동과 북·미 정상회담 등 외교적 파격을 오가는 데 대해서는 단순히 정리되지 않은 언급인지 전략적 모호성을 위한 것인지 분석이 엇갈린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 2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이스라엘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가 ‘교란적’이라는 미국 내부의 주장에 동의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교란적인 인물로 묘사하는데 그들이 맞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묘사는 좋은 것”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 미국과 동맹의 이익과 가치를 증진시키지 않는 정책들에 투자할 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외교스타일에 대한 언급이자 평가이기도 하다. 그는 “대통령은 인내심이 극도로 강한 사람이 아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원칙을 놓고 토론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화법은 핵심 현안에 대해 최대한의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미지만, 토론이 부족하다는 말에서 보여주듯이 미국 내에서도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교란적’이란 말은 의도를 갖고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말로 하면 ‘왔다 갔다 하는’, ‘일관성이 없는’이란 의미다.
미 의회에서는 최근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까지도 트럼프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 3일 미국 공화당 소속 코리 가드너(콜로라도) 상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발광하는 미치광이’로 묘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조건부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을 비판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전날 “대통령의 모순되는 발언 때문에 너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업가 출신으로서 도회지계(韜晦之計·자신의 큰 뜻이 이루어지기까지 계획을 어둠 속에 감추는 것)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최근의 대북 발언에 대해서 “트럼프의 불확실성이 유용한 정책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일례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NPR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권 교체나 붕괴가 아닌 오직 비핵화만을 추구한다’고 말한 것은 중요한 대목”이라며 “이를 종합하면 이런 발언들은 북한 정권에 보내는 확고한 공식 메시지이고, 경제 제재를 포함한 대북 제재의 이행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서곡”이라고 규정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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