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욱진 탄생100년’ 잇단 행사

가족·나무 등 일상적인 소재
소박한 표현에 마음 따뜻해져
전국 곳곳서 세미나·음악회도


“한 화가가 있다. 그 이름 장욱진. 기이한 일생을 살면서 특출한 그림을 남긴 사람. 술을 벗 삼고 해와 달, 까치와 참새를 많이도 그린 예술가. 그는 누구인가. 외통수에다 장기 한 수를 놓고 일생을 버텼다. 나이를 물으면 ‘일곱 살이지’ 하였고, ‘심플’이라는 단어를 입버릇처럼 외쳐댔다.”

장욱진(1917∼1990·사진·강운구 제공)의 제자로 오랜 시간 함께 지낸 85세의 조각가 최종태(서울대 명예교수)는 최근 펴낸 ‘장욱진, 나는 심플하다’(김영사)에서 스승 장욱진에 대해 그렇게 적었다.

장욱진은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와 더불어 한국의 1세대 서양화가로 통한다. ‘장욱진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경기 양주시의 시립 장욱진미술관을 비롯, 전국 곳곳에서 전시가 펼쳐진다. 시립미술관에서는 ‘SIMPLE 2017- 장욱진과 나무’전을 8월 27일까지 계속한다. 유화 40여 점을 선보인다.

또 오는 26일부터는 상설전 ‘장욱진 삶과 예술세계’를 개최한다. 대표작 ‘가족도’(1972년)를 비롯한 작품 20여 점과 유품, 다큐 영상, 아카이브 등이 공개된다. 그 외에도 마지막 작업실이 있던 경기 용인의 고택에서 ‘장욱진 드로잉전’(∼11월 26일)이 열리고 있으며 서울 인사동 가나아트에서의 100주년 기념전(7월 24일∼8월 27일)에 이어 부산가나아트(9월 15일∼10월 14일)와 세종시 국립도서관(9월 30일∼12월)에서 전시가 개최된다. 학술세미나와 음악회 등도 준비돼 있다.

장욱진은 일상적인 소재를 순수하고 소박하게 그려냈다. 가족과 나무, 아이, 새 등 평범한 이미지들이 작은 화면 속에 소박하고 정감 있게 표현된 그림은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해진다. 아이, 어른 모두 좋아하는 단순한 그림들이다. 미술 평론가들은 “원시미술이나 한국의 민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경기 양주시의 시립 장욱진미술관에 전시 중인 장욱진 화백의 작품 ‘가로수 (The Roadside Tree)’. 1978년에 만들어진 유화 작품(개인소장)으로 크기는 30×40㎝다. 시립 장욱진미술관 제공
경기 양주시의 시립 장욱진미술관에 전시 중인 장욱진 화백의 작품 ‘가로수 (The Roadside Tree)’. 1978년에 만들어진 유화 작품(개인소장)으로 크기는 30×40㎝다. 시립 장욱진미술관 제공

그는 우리 화단에 미니멀리즘이나 극사실주의, 추상표현주의, 민중미술 바람 등이 밀려오고 밀려가는 중에도 순진무구하면서도 동화적인 선과 색채로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여기에는 ‘심플한’ 그의 삶도 한몫했다.

장욱진은 평생을 자연 속에서 창작 활동에만 전념하며 극도로 단순한 삶을 추구했다. 그가 속세에서 부대끼며 산 것은 1945년부터 3년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직에 종사한 것과 1954년부터 6년간 서울대 미대 교수직으로 봉직한 것 외에는 없다. 그는 평생 도시를 떠나 경기 남양주시 덕소, 충북 충주시 수안보, 경기 용인시 신갈 등 시골에 화실을 차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생전에 그는 “산다는 것은 소모하는 것, 나는 내 몸과 마음과 모든 것을 죽는 날까지 그림을 위해 다 써버려야겠다. 남는 시간은 술로 휴식하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1974년 샘터 9월호) 이와 관련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이렇게 평했다.

“장욱진이 자신은 심플하다고 한 것은 자신의 작품상에 나타나는 조형적인 면모에 국한되지 않는 인간 자신까지를 포괄해서란 말임이 분명하다. 꾸미지 않는다는 것,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는 것은 자연으로의 회귀에 다름 아니기도 하다. 자신이 심플하다는 것은 자신은 자연을 닮았다는 주장으로 읽어야 한다.”

장욱진의 딸로 경운박물관 관장이며 장욱진문화재단을 이끌고 있는 장경수 씨는 “어렵고 힘든 시대에 ‘가족’과 ‘행복’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아버지의 작품이 많은 사람에게 위안을 주었으면 좋겠다”며 탄신 100주년 기념전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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