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탄핵’국면 속 진보층 결집
보수층은 구심점 못찾고 방황
영·호남 지역구도 완화되고
세대별 표심 분화현상 심화
역대 중도·진보 연대와 달리
중도·보수간 단일화論 등장
5者 모두 두자릿수 득표 노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 직후 치러지는 19대 대선은 보수와 진보, 동서 지역 대결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의 듀오 폴리(양당정치) 체제가 무너지고 5명의 유력 후보가 모두 두 자릿수 득표를 노리는 다자구도가 펼쳐졌다. 진보의 유례없는 결집, 보수의 방황도 전에 없던 현상이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의 정치 관행과 선거문화에 근본적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결집하는 진보, 방황하는 보수 = 지난해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도는 4∼5% 수준으로 곤두박질쳤고 탄핵 소추를 찬성하는 응답자 비중이 70∼80% 수준에 이르렀다.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뒤졌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해 11월 촛불집회에 참석하면서 지지율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탄핵 여론이 정권교체의 당위성으로 이어졌고, 문 후보는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에 오르게 된다. 한국갤럽의 지난해 10월 11∼13일 조사에서 18%에 그쳤던 문 후보의 지지율은 올해 1월 10∼12일 조사에서는 31%로 뛰어오르게 된다.
이런 가운데 보수 진영은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이른바 샤이 보수층으로 숨거나 계속 지지 후보를 찾아 유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때 30% 안팎이던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속에서 내리막길을 계속 탔고, 결국 올해 2월 1일 반 전 총장은 대선 레이스를 포기한다. 이후 보수 표심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안희정 충남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으로 옮아 다녔다.
진보가 결집하고 보수는 흩어지면서 대선 대결 구도는 새롭게 재편됐다. 보수의 본거지인 영남 등의 젊은 층이 진보적 성향을 보이면서 기존의 지역 구도는 상당히 완화됐고, 세대별로 표심이 달리 나타나는 현상이 강화됐다. 60대 이상 노년층 인구가 크게 늘어났지만, 젊은 진보층의 결집으로 과거보다 파괴력은 오히려 떨어졌다.
◇양당구조 깨지고 다자구도 기반 형성 =보수 표심이 유랑하면서 정치권의 화두 중 하나는 ‘반문(반문재인) 연대’였다. 문 후보의 집권을 막기 위해 중도와 보수 후보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복잡한 정치적 이해타산 속에 단일화 논의는 진전되지 못했고 5자 구도로 대선이 계속 진행됐다.
물론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기존의 보수층이 다시 결집할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고 이것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건재하던 시기처럼 보수 세력이 하나로 뭉치기는 쉽지 않다는 예상이 많다. 진보층 역시 문 후보 지지 일변도에서 벗어나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소신 지지하는 흐름 또한 포착된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다자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앞으로 강력한 이념, 지역 기반을 둔 정치 지도자가 나오기 어려운 환경임을 확인해 준 선거”라며 “복잡한 이해관계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세대별 갈등 구도는 앞으로 정치 질서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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