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첫 외부 일정인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위해 10일 오전 청와대 경호팀의 경호를 받으며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첫 외부 일정인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위해 10일 오전 청와대 경호팀의 경호를 받으며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 새 정부 국정운영 기조

美·中·日·러 정상과 전화통화
北核 대응방안 논의 서두를듯

10兆 규모 ‘일자리 추경’ 편성
‘소득주도 성장’ 추진 시동예고

적폐청산·정의로운 국가 실현
野당사 방문 등 통합에도 역점

개혁보수 포함 ‘탕평인사’ 천명
여소야대…협치없인 국정 차질


10일 당선 확정 후 별도 준비 기간도 없이 취임하게 된 문재인 신임 대통령은 안보와 경제, 통합의 3중 위기를 극복하는 데 국정 운영의 초점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분출된 국민의 개혁 요구를 받들어야 할 책임도 동시에 졌다. 문 대통령이 9일 밤 자신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이번 대선 결과를 “정의로운 나라, 통합의 나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한 위대한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라고 규정한 것은 이처럼 시대가 부여한 과제 해결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발등의 불’ 안보·경제, 최우선 현안 = 문 대통령은 새 내각은 물론 청와대 참모진 구성도 완료하지 못했지만 안보와 경제 위기 대응에 즉각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도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그로 인한 한반도 전쟁 위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란 등 안보 현안 대응은 한시라도 미뤄둘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요 4개국 정상과의 전화통화에서부터 북핵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일자리 대란, 위험 수위를 넘어선 가계부채로 인한 소비 위축 등 경제 현안 대응도 문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역량을 집중할 대상이다.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문 대통령은 집권과 동시에 10조 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들어냄으로써 ‘소득 주도 성장’ 구상 실현의 첫 테이프를 끊겠다는 것이다.

◇개혁 속 통합 추진 = 이번 대선을 ‘촛불 대선’으로 규정한 데서 알 수 있듯 문 대통령은 개혁을 안보·경제 현안 대응 못지않게 국정 운영의 중심에 놓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은 이른바 ‘적폐 청산’과 ‘정의로운 국가 실현’이라는 두 갈래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제목이 붙은 대선 공약집 첫머리에 ‘이명박·박근혜 9년 집권 적폐 청산’을 내걸었다. 국정농단과 적폐 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가칭 ‘적폐청산특별조사위원회’ 설치, 문화계 블랙리스트 청산, 부정축재 재산에 대한 국가 귀속 추진 등이 여기에 담겼다.

문 대통령은 전국에서 골고루 지지받는 통합 대통령을 표방한 만큼 국민 통합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선거 기간 중 자신의 선거대책위원회에 통합정부추진위원회를 둬 실질적인 통합정부 준비에 착수했던 문 대통령은 “합리적 진보에서 개혁 보수까지 아우르겠다”며 대통합·대탕평 인사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여소야대 한계, 개혁 따른 갈등 넘어서야 =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구상은 그러나 야당들의 협조 없이는 실현될 수 없다는 한계가 분명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의석이 119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 관련 국회 비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위한 10조 원 규모 추경 등 문 대통령이 시급히 추진하려는 현안들조차 국회에서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반영될 각종 개혁 법안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역시 국회의 벽을 넘어야 한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여소야대 상황이 변하지는 않는다”며 “협치가 불가피하며 점진적인 개혁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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