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⑥ 롯데그룹
자산1兆 계열사 투명委 설치
“쇄신만이 신뢰 회복하는 길”
계열사들도 윤리경영 구슬땀
공정거래 매뉴얼 만들어 적용
대표직속 준법지원팀 신설도
롯데그룹은 지난 3월 1일 자로 오랜 기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정책본부를 ‘경영혁신실’로 재편했다. 아울러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새로 만들었다. 이 위원회는 그룹, 계열사와 관련된 법률자문, 계열사의 준법 경영 실태 점검 및 개선작업,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초대 위원장으로는 민형기(68)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선임했다. 지난해 10월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이 약속한 경영쇄신안의 하나로, 롯데 조직개편 및 인선을 마무리 짓는 작업이었다. 앞서 자산 1조 원 이상인 계열사에는 투명경영위원회를 필수적으로 설치해 투명한 의사 결정이 이뤄지도록 감독업무를 하도록 했다.
재계 5위의 대기업집단으로, 올해 창립 50주년이란 뜻깊은 궤적을 쌓은 롯데그룹이 준법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는 알려졌다시피 한동안은 ‘소리 없이 강한 내수·서비스 전문 기업’으로만 인식돼 왔다.
하지만 그룹 내부의 경영권, 사정당국 수사, 국정농단사건 연루 논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협조에 따른 중국 사업 피해 등 그룹 안팎을 격랑으로 몰아넣은 ‘내우외환’으로 과거보다 한층 투명하고 자발적인 혁신과 기민한 대응의 필요성이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신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우리 그룹은 깊은 자기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외부의 지적과 비판을 경청하고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기회를 얻었다”고 소회를 밝힌 것이나,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투명한 경영구조를 갖춰 고객과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 역시 이를 십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뉴 비전으로 고객 생애주기에 맞춰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미의 ‘Lifetime Value Creator’를 정하고 질적 성장을 위한 4대 가이드라인으로 투명경영, 핵심역량 강화, 가치경영, 현장경영을 추진키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투명경영 실천을 통해 사회 공동의 성장을 모색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다.
이에 맞춰 그룹 경영의 쇄신을 위한 양대 구심 축으로 경영혁신실과 컴플라이언스위를 설정했다. 기존 정책본부를 그룹 사업을 주도할 경영혁신실과 그룹 및 계열사의 준법경영체계 정착을 맡을 컴플라이언스위로 구분한 것이다.
경영혁신실은 가치경영팀, 재무혁신팀, 커뮤니케이션, HR 혁신팀 등 4개 팀으로 꾸렸다. 전체 조직도 기존의 70% 수준으로 슬림화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지주회사 전환의 전 단계 성격으로 사업부문을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및 기타란 4개의 BU(Business Unit) 체제로 전환했다.
각 계열사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책임·투명경영을 맡을 전담조직 개편과 함께 프로그램을 강화해 준법경영 기조를 위에서 아래까지 고루 전파해 뿌리내리게 하자는 취지다. 롯데백화점은 대표 이사 직속으로 준법지원부문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법무팀과 함께 새로 구성된 컴플라이언스팀은 공정거래 분야 외에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등 부정부패와 사회 이슈 사안에 대한 준법 리스크를 검토하고 계열사 간 수의계약 때 타당성 여부를 따져 준법이 정착되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글로벌 수준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선보인다는 방침에 따라 미국 로펌인 아널드앤드포터사에 맡겨 컨설팅을 받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분야별 가이드라인과 지침을 제공해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할 방침이다.
롯데마트도 전 직원이 ‘바르게 일하기 10대 약속’ 서명에 동참하는 한편, 파트너사의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담당 상품기획자(MD)를 배제하고 진행했던 ‘투명거래위’를 올해부터 ‘신(新)투명거래위’로 업그레이드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3월부터 대표이사 직속으로 준법지원부문을 신설해 법무, 감사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하반기부터는 ‘롯데홈쇼핑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도입해 조직별로 준법 리스크 분석과 예방 및 대응 프로세스 확립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파트너사와의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과 더욱 진일보한 상생방안을 찾기 위해 경영투명성위를 적극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롯데케미칼도 공정거래편람을 만들어 업무 전반의 매뉴얼로 활용하고 현업부서를 대상으로 컴플라이언스 교육을 밀도 있게 추진하고 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제작후원 :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한진, CJ, 효성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