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국민 기대 부응 못해
선거구개편 등 제도 손질 필요


다자 대결로 치러진 5·9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기존 정당 후보가 1, 2위를 차지하고, 3당 후보들이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3당 한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다당체제에 가능성을 보인 건 순위와 관계없이 가치를 중심으로 새 정치를 해달라는 국민의 바람이었다”며 “그러나 새로운 정당들은 가치보다 정치적 알력에 의해 탄생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경우 중도적인 개혁 노선을 표방했지만 기존 정치권의 세력 다툼에서 밀려난 인물이 적지 않게 참여했고, 한국당에서는 친박(친박근혜)은 물론 범친박과 비박(비박근혜) 등 이질적인 구성원들이 보수라는 가치관보다 계파 갈등의 결과로 어색한 동거를 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다당체제가 자리를 잡지 못하는 데 정치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다당제가 지속성을 갖기 위해선 확실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유권자가 다당제 구도를 모처럼 만들어준 현시점에서 중·대선거구제, 결선투표제, 비례대표제 확대 등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제도 손질 없이 명분만으로 정치권이 다당제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승자독식의 우리나라 정치 지형에선 그동안 대선 등 주요 선거를 전후로 신당이 창당과 소멸을 반복하는 역사가 되풀이돼 왔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14대 총선에서 통일국민당을 창당해 국회의원 31명을 당선시키며 1992년 대선에 도전했지만 낙선한 뒤 당은 군소정당으로 전락해 사라졌고,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 국회의원이 세운 국민통합21 역시 선거가 끝나고 자취를 감췄다. 2007년 제17대 대선에 나선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도 총선에서 지역구 1석과 비례대표 2석의 성적표를 남기고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그러나 정략적 계산보다 가치관을 앞세운 정치권의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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