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캠페인에 개선 권고

군에서 술을 마실 때 미리 보고하지 않았다고 징계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국가인권위원회가 11일 지적했다.

인권위는 사전에 상급자에게 음주 모임과 장소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넘겨진 군인 2명의 진정을 받아들여 음주문화 캠페인이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음주 관련 지침 및 관행을 점검·개선하라고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국방부의 ‘건전한 음주문화 캠페인’이 애초 취지를 넘어 개인의 행동을 과도하게 규제한다고 판단해 내린 조치다.

인권위에 따르면 육군 모 부대 대대장은 부대원 A 씨 생일에 같이 술을 마신 동료 B 씨가 늦게 출근하자 ‘음주 사실 및 장소를 알리지 않았다’며 둘을 징계위원회에 넘겼다. 이에 A 씨와 B 씨는 “2인 이상 술자리 회식 때 사전 보고, 숙소 도착 보고, 음주사고 발생 시 동석자 연대 처벌 등 관행은 부당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또 인권위 조사결과, 육군 모 사단에서는 술을 좋아하는 간부를 추려내 특별 관리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급 지휘관에게 보고하지 않은 술자리는 ‘지시사항 불이행’으로 간주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라는 문건과 SNS 알림방 공지 등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 등이 소속된 부대 측은 “형사처벌 등 불이익을 주는 방법으로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았고, 자필서약서 작성이나 과음 및 사고 우려자 추적관리 등 특별 대책을 시행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2인 이상 음주 시 사전보고 △회식 종료 후 참석자 전원 숙소 도착 의무 보고 △평소 술을 좋아하는 인원에 대한 명단 작성 및 특별 관리 △주말 등 불시 위치 파악 △출근 시(또는 불시) 음주 여부 측정 등 지침은 ‘건전한 음주문화 정착’이란 캠페인 취지를 넘어 군인의 사생활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