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패배 책임 둘러싼 공방
‘원내대표가 권한대행’ 체제
곳곳 잡음… 탈당 움직임도
“野본연 감시기능 약화 우려”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원내 야 3당이 모두 당 대표가 없는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지면서 각종 개혁과제를 밀어붙이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당은 대선 패배 책임론 공방과 당권 다툼으로 당 갈등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11일 사퇴하면서 야 3당은 모두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야 3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거쳐 전당대회를 통해 정식 당 지도부를 선출한다는 계획이지만 대선 패배로 인한 후폭풍이 만만찮아 장기 표류 가능성이 제기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최다 표차로 정권을 넘겨준 한국당은 대선 기간 잠잠했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세력 다툼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측과 반대했던 측이 공조해 온 상황에서 차기 당권을 어느 쪽이 쥐느냐에 따라 당의 진로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역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했지만, 당내에서는 자강론과 연대론이 계속해서 부딪히며 잡음이 속출하고 있다. 또 주승용 원내대표가 잠시 대표 권한대행을 맡았지만, 임기가 17일까지여서 차기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일부 의원들의 탈당설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바른정당은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리더십 회복이 시급한 상태다. 또 소속 의원 20명으로 원내 교섭단체 기준에 ‘턱걸이’를 하고 있는 만큼 추가 탈당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집안 단속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바른정당은 오는 15·16일 강원 고성에서 국회의원과 원내외 당협위원장 연찬회를 열어 대선 패배 이후 당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야 3당이 대선 이후 좀처럼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정부·여당 감시라는 야당 본연의 기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12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4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야당들이 견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대선 패배의 충격을 하루빨리 떨치고 지지층을 규합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도 체제 정비가 시급한데 오히려 대선 과정에서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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