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자치구별 단속 분석

송파·도봉·구로·광진구 증가
신축단지서 싼값에 빌려 영업
같은 건물 입주자들 불편 호소
신고해도 현장적발 쉽지 않아


지난 2월 취직에 성공해 서울 강서구의 한 신축 오피스텔에 자취방을 마련한 김모(30) 씨는 요즘 밤마다 짜증이 치민다. 한 달에 2번꼴로 웬 남성들이 김 씨 집 문을 두드리기 때문이다. 이 오피스텔에 성매매를 하러 온 남성들이 방을 착각한 것. 김 씨가 문을 열고 “누구세요”라고 물으면 남성들은 말을 얼버무린 뒤 사라진다. 김 씨는 종종 건물 안에 성매매 여성들이 드나드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김 씨는 “신축 건물인 데다 조건도 좋아 입주했는데, 이런 일 때문에 피곤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강동구 모 오피스텔에 사는 권모(여·29) 씨도 비슷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권 씨는 자신의 전셋집과 같은 층에 있는 다른 방들이 최근 성매매 장소로 쓰인다고 의심하게 됐다. 권 씨는 “밤늦게 술 취한 사람들이 착각해 벨을 누르고, 때로는 이른 시간부터 옆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너무 민망하다”며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이미 성매매는 끝난 뒤라 방법이 없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권 씨는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체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남구 일대 번화가 중심으로 성행하던 오피스텔 성매매가 서울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예전에는 강남·서초·마포구 등 직장인 밀집지역과 고급 오피스텔 단지에서만 오피스텔 성매매가 활발했지만, 이제는 서울 부도심 지역의 오피스텔에서도 성매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울지방경찰청이 집계한 ‘2015∼2016년 서울시 자치구별 오피스텔 성매매 단속 건수’(입건 기준)에 따르면, 강남구가 2015년 172건에서 지난해 282건으로 증가했고, 마포구도 같은 기간 45건에서 62건으로 늘었다. 서초구 정도만 106건에서 71건으로 감소했다. 반면 오피스텔 성매매가 거의 없었던 송파구는 같은 기간 2건에서 12건으로 늘어났다. 도봉구도 3건에서 17건으로 증가했고, 구로구는 13건에서 25건, 광진구는 1건에서 5건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서울 전체 오피스텔 성매매 적발은 2015년 496건에서 지난해 633건으로 불어났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오피스텔 성매매가 성행하는 지역은 대부분 신축 단지가 들어선 곳으로, 공실률이 높아 싼값에 여러 개의 방을 빌릴 수 있다. 오피스텔을 성매매 장소로 제공하면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실제 단속은 쉽지 않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추적이 시작되면 빠르게 방을 빼고 사라지며, 지인이나 알선사이트를 통해 단골 중심으로 성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임대인도 대부분 성매매 용도로 방이 계약된 사실을 모른다. 한 오피스텔 임대인은 “공인중개사를 통해 계약하고, 사무실로만 쓴다고 하니까 임차인이 실제 어떤 용도로 오피스텔을 이용하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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