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수록 추락하는 스승의 권위

복장·액세서리도 뒷말 나올까
상담 기간엔 명품 대여하기도

지난해 교권 침해 상담 572건
10년전에 비해 약 3배로 폭증
“모욕받으면 교장이 회복 조치”
교원지위法 실제론 ‘유명무실’


교권침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일부 예의 없는 학부모들로 인해 교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교사에게 “대학원은 나왔느냐”는 등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는 ‘무개념’ 부모들 때문에 일부 교사들은 학부모 상담 때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명품 대여 서비스까지 이용하는 실정이다.

경기지역 한 중학교의 A 교사는 지난달 학부모와 면담 중 모욕적인 말을 듣고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교육철학과 방식을 설명하던 A 교사에게 학부모가 “선생님 대학원은 나오셨나요? 제가 교육학을 전공해서요”라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A 교사는 12일 “당시에는 너무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어 그냥 웃어넘겼지만, 그럴 거면 자식을 왜 학교에 보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이제는 교사가 대학원을 나오지 않았다고 무시당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B 교사는 지난 3월 학기 초 학부모 상담을 위해 명품 대여 서비스를 이용해 블라우스를 빌려 입었다. B 교사는 “대체로 부유층이 많이 사는 동네일수록 학부모들이 교사의 복장이나 액세서리 등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며 “괜히 이상한 말을 듣기 싫어 학부모 상담 기간에 명품대여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교사들끼리 서로 명품 대여점을 소개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최근 발표한 ‘2016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은 총 572건으로 10년 전인 2006년(179건)에 비해 219.6%나 폭증했다. 특히 상담 내용 가운데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가 267건으로 전체의 46.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피해 사례 중에서는 명예훼손이 82건(30.7%)으로 가장 많았고, 학생지도 관련 80건(30.0%), 학교폭력 관련 58건(21.7%), 학교안전사고 관련 47건(17.6%) 등 순이었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 중인 ‘교원 지위 향상 및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은 학생이나 보호자가 교원에 대해 폭행, 모욕 등 교육침해 행위를 했을 때 학교장이 교권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이 교육활동을 침해했을 때 교육감이 정한 기관에서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를 받게 할 수 있다’고 돼 있을 뿐, 특별교육을 이수하지 않아도 제재할 근거조차 없다. 이에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특별교육·심리치료를 이수하지 않은 학부모에 과태료 300만 원을 물리고,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해 교육감의 고발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11월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올해 2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 된 뒤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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