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전년比 29% 증가
빅데이터 활용해 생산 효율성↑
슬래브추출 자동화기술 큰역할
차세대 강판 등 신제품 개발도
12일 오후 충남 당진시 송악읍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냉연(冷延)공장(사진)에 들어서자 ‘우르릉’하는 굉음이 고막을 덮쳤다. 이어 막 입고된 914m 길이의 열연코일이 세척용 염산으로 가득 찬 산세장치를 거쳐 압연기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3㎜ 두께의 강판은 압연기를 거치면서 자동차 외판 두께인 0.7~0.9㎜로 날씬해졌다. 압연기는 세계 최초로 롤 6개를 1세트로 구성한 것이어서 그만큼 생산성이 우수하다. 아연도금 과정까지 거치자 은백색으로 반짝이는 자동차용 강판으로 재탄생했다.
주요 수요 산업인 자동차와 조선업 부진 속에서도 현대제철은 지난 1분기(1~3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2%, 29.9% 증가한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불황 극복의 비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효율화 기술이었다. 실제로 제철소 내 C열연공장은 당초 목표보다 한참 이른 지난 4월 누적생산 3000만t을 조기 달성했다. 여기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슬래브(철강 반제품) 추출 자동화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기존 제철소의 경우 작업자의 노하우 및 감각으로 슬래브 추출시간을 조절하는데 작업자 간 편차가 불가피하게 발생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연구 끝에 ‘제강흐름관리(MPC)’ 프로그램을 개선해 추출시간을 자동 조절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추출시간을 조절하고 자가학습 기능까지 더한 일종의 인공지능(AI) 시스템이었다. 이를 통해 지난해만 연간 자동차 17만~18만 대를 더 만들 수 있는 15만t의 증산 효과를 거뒀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열 손실을 막아 원가절감은 물론 품질도 한층 좋아졌다.
김원태 열연압연부 과장은 “강종(鋼種)만 200여 개에 두께, 폭 등 경우의 수를 고려하면 2만여 개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슬래브 추출시간을 자동조절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였다”며 “특히 생산성 향상으로 향후 공정이 더 까다로운 초고강도강(AHSS) 생산 비중 확대에도 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자동차 강판을 중심으로 한 신제품 개발도 착착 진행 중이다. 같은 시각 연구소 압연시험동에서는 다상복합조직(AMP)강 실험이 한창이었다. AMP강은 자동차강판 강도를 1㎬급으로 끌어올리면서도 성형성을 함께 높인 차세대 강판이다. 2016년 본격 개발에 착수해 현재는 개발된 강재를 실제 자동차부품에 적용하는 부품화 단계를 거치고 있다.
당진=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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