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대화 가능성 열어뒀지만
대화 분위기 속도 조절 불가피
美 백악관 내부도 강경론 우세
국방부 “北기술 추가검증 필요”
“核실험 언제든지 가능한 상태”
문재인 정부가 출범 4일 만에 이뤄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도발을 중대한 국정 현안으로 인식하고 15일 대응 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발사된 ‘화성-12’형 미사일이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일 경우 북한 핵 문제는 중대한 기로에 직면하게 된다. 미국으로서 화성-12가 본토인 알래스카까지 도달한다고 판단되면 북한 핵 문제에 있어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청와대에 따르면 정부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미사일에 대해 공식 발표한 만큼 외교·국방당국에서 추가 보고를 받은 후 필요시 청와대 입장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가 ‘조건부 대화’를 천명했지만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 유예 등 최소한의 조건을 만들어주지 않으면서, 대화 재개를 위한 ‘적절한 환경’ 모색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북한이 전날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둔 신형 IRBM 화성-12를 발사하면서 북한 핵·미사일 실전배치 저지가 신정부의 최우선 국정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날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기술적 특성과 엔진의 신뢰성 확보 주장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에 대해 “현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의 이상징후 여부에 대해서는 “북한 최고 수뇌부의 결심만 있으면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로 판단하고 한·미 정보당국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14일 도발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 재개를 어렵게 하는 조건으로 내세운 6차 핵실험은 아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에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여 정부 차원에서 당장 대화 재개를 주장하기는 어려운 국면이다. 문 대통령이 전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서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 것은 현재는 섣부른 대화를 할 때가 아니라는 인식을 내비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제재·대화 병행론의 구체적인 윤곽이 조만간 있을 외교안보 분야 인선과 맞물려 공개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북한이 찬물을 끼얹으면서 첫발부터 스텝이 꼬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당분간 대북 제재 국면에서 이탈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냉정한 판단과 엄중한 현실 인식에 바탕을 둔 대북 전략으로 공조지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지속과 미국 내부의 강경론이 맞물려 확대될 경우 문 대통령도 정상회담에서 이전 정부와 큰 폭의 간극을 보이는 대화 기조를 전면에 내세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6일부터 시작되는 문재인 정부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간 첫 공식접촉에서 한·미는 정상회담 의제가 될 수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억지 방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에 대해 양측의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총괄하는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 미국 정부 대표단은 16일 정의용 전 주제네바 대사를 단장으로 하는 청와대 외교안보 태스크포스(TF)와 만난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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