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빅이벤트에 찬물
외교부, 이례적 신속히 성명


중국은 올해 최대 외교 행사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개최한 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성명을 내고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과시하는 이번 행사 첫날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중국은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시 주석은 14일 베이징(北京)에서 일대일로 정상포럼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우려를 표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양국 정상이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해 상세히 논의하면서 북한 미사일 발사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홈페이지에 “양국 정상이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정례 브리핑이 없는 휴일이자 모든 역량이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집중된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이례적으로 당일 신속히 성명을 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강력히 비난하면서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성명에서 “현재 한반도의 상황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하다”며 “모든 관계국은 자제할 필요가 있으며 지역의 긴장을 더 고조시킬 만한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과 발사에 대해 매우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며 “중국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발사 관련 움직임에 반대한다”고 북한을 지목해 비판했다.

중국 매체들도 일대일로 정상포럼 보도 일색인 가운데 미사일 발사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신화(新華)통신과 CCTV를 비롯한 관영 매체들은 일대일로 정상포럼 보도 도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도했다. 관차저왕(觀察者網)은 한국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처음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며 북·미, 남·북 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올해 가장 큰 외교 행사를 벌이는 첫날 북한이 찬물을 끼얹은 격”이라면서 “북한까지 초청한 중국으로서는 또다시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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