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앞줄 가운데) 국회의장과 원내 교섭단체 4당 원내대표들이 15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에 앞서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승용 국민의당·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 의장, 정우택 자유한국당·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정세균(앞줄 가운데) 국회의장과 원내 교섭단체 4당 원내대표들이 15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에 앞서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승용 국민의당·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 의장, 정우택 자유한국당·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 이념 갈등

靑, 국정교과서 폐기 등 지시
한국당 “이게 무슨 통합이냐”
바른정당 “기존 교과서 편향”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며칠 안 돼 이념 논란에 휩싸였다. 국정 역사교과서 전격 폐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새 정부의 성향과 입맛에 맞는 지침을 내리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야권의 반발을 부르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득표율 41%에 소속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의석비율 40%라는 소수정권의 한계를 안고 새 정부를 출범시켜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소통 제스처를 쓰면서도 한편으로는 ‘적폐 청산’이라는 지론을 관철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나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정치권의 협치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 지시와 관련, “정부가 수년간 연구하고 노력한 끝에 완성한 국정교과서를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폐기한 것은 독선적 발상”이라며 “일선 학교가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 등을 함께 선정할 자유도 봉쇄하고 일방적으로 대통령이 지시한 게 과연 시급한 (교육 분야) 국정 지시 1호에 해당하는 우선 과제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찬반 해법이 극단적으로 나뉘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에 대해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결코 협치의 자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도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에 부정적이다.

오신환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국정교과서든 검정교과서든 시장에서 함께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편향된 역사관 등 기존 역사교과서가 지닌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개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지난 12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앞으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지시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합창 건은 정부가 5·18 기념식을 주관한 1997년부터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는 제창 형식으로 불렸으나 2009년부터 제창이 공식 식순에서 제외됐고 2011년부터는 합창 형식으로 바뀌면서 꾸준히 논란을 빚어온 사안이다. 이에 대해 정준길 한국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정권을 잡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하고 싶은 일들을 전광석화같이 처리하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이) 대선 때 내세운 ‘통합’이 과연 이런 것이냐”고 비판했다.

당장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는데, 야권은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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