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불구속 기소 뒤 식사
격려 차원 금일봉 주고 받아
檢 “문제 삼을 만한 일 아냐”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을 지휘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기소한 지 나흘 만인 지난달 말 특수본 소속 검사들과 함께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 법무부 간부들과 저녁 회식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안 국장은 우 전 수석과 수사 기간 수백여 차례 통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검찰의 조사 대상자 중 한 명이었다. 이 때문에 안 그래도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한창이었던 당시 조사자와 피조사자 간의 이 같은 만남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수본 측은 “지검장이 검찰 후배 격려 차원에서 법무부 각 실·국과 모임을 해오면서 그중 하나로 검찰국 관계자들과 저녁 모임을 한 것”이라며 “금일봉도 격려 차원에서 통상 주고받는 것이며, 당시 안 국장은 내사·조사 대상자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15일 법무부·검찰 등 관계자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동 한 음식점에서 안 국장 등 법무부 간부들과 저녁 회식을 했다. 이 자리에는 특수본 소속 검사 6명과 검찰 출신 법무부 간부 2명이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안 국장은 “수사한다고 수고가 많았다”며 동석한 특수본 검사들에게 각각 50만~100만 원이 든 금일봉을 건넸다. 이에 이 지검장도 답례로 검찰국 과장급 간부들에게 돈 봉투를 건넸으나 검찰국 측이 다음 날 반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통상 큰 수사가 끝나면 검찰국장이 수사팀에 격려 차원에서 금일봉을 건넨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장이 법무부 장관도 공석인 상태에서 법무부 후배들을 챙겨주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일 뿐”이라며 “검찰 내부 사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문제 삼을 만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표적인 ‘우병우 라인’으로 알려진 안 국장을 국정농단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한 직후 수사팀 수장이 만나 격려했다는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검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 전 수석의 불구속 기소와 관련해서는 당시 ‘수사 기간 우 전 수석과 통화한 검찰과 법무부 간부들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비판 여론이 높은 상태였다. 특히 안 국장은 국정농단 수사 기간 우 전 수석과 100여 차례 이상 통화한 기록이 있어 ‘부적절한 통화’라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이 각각 건넸다는 금일봉과 관련해서도 ‘이 돈의 출처와 성격이 무엇인가’라는 비판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조사자와 피조사자가 수사 끝나자마자 서로 격려하며 금일봉까지 전달했을 정도인데,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여길 사람이 있겠나”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 개혁이 화두인 상황에서 검찰의 ‘문제 될 것 없다’는 식의 인식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것은 물론, 검찰 안으로부터의 개혁에 대한 불신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격려 차원 금일봉 주고 받아
檢 “문제 삼을 만한 일 아냐”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을 지휘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기소한 지 나흘 만인 지난달 말 특수본 소속 검사들과 함께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 법무부 간부들과 저녁 회식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안 국장은 우 전 수석과 수사 기간 수백여 차례 통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검찰의 조사 대상자 중 한 명이었다. 이 때문에 안 그래도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한창이었던 당시 조사자와 피조사자 간의 이 같은 만남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수본 측은 “지검장이 검찰 후배 격려 차원에서 법무부 각 실·국과 모임을 해오면서 그중 하나로 검찰국 관계자들과 저녁 모임을 한 것”이라며 “금일봉도 격려 차원에서 통상 주고받는 것이며, 당시 안 국장은 내사·조사 대상자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15일 법무부·검찰 등 관계자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동 한 음식점에서 안 국장 등 법무부 간부들과 저녁 회식을 했다. 이 자리에는 특수본 소속 검사 6명과 검찰 출신 법무부 간부 2명이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안 국장은 “수사한다고 수고가 많았다”며 동석한 특수본 검사들에게 각각 50만~100만 원이 든 금일봉을 건넸다. 이에 이 지검장도 답례로 검찰국 과장급 간부들에게 돈 봉투를 건넸으나 검찰국 측이 다음 날 반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통상 큰 수사가 끝나면 검찰국장이 수사팀에 격려 차원에서 금일봉을 건넨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장이 법무부 장관도 공석인 상태에서 법무부 후배들을 챙겨주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일 뿐”이라며 “검찰 내부 사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문제 삼을 만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표적인 ‘우병우 라인’으로 알려진 안 국장을 국정농단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한 직후 수사팀 수장이 만나 격려했다는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검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 전 수석의 불구속 기소와 관련해서는 당시 ‘수사 기간 우 전 수석과 통화한 검찰과 법무부 간부들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비판 여론이 높은 상태였다. 특히 안 국장은 국정농단 수사 기간 우 전 수석과 100여 차례 이상 통화한 기록이 있어 ‘부적절한 통화’라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이 각각 건넸다는 금일봉과 관련해서도 ‘이 돈의 출처와 성격이 무엇인가’라는 비판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조사자와 피조사자가 수사 끝나자마자 서로 격려하며 금일봉까지 전달했을 정도인데,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여길 사람이 있겠나”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 개혁이 화두인 상황에서 검찰의 ‘문제 될 것 없다’는 식의 인식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것은 물론, 검찰 안으로부터의 개혁에 대한 불신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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