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마일리지’는 우리가 먹는 식재료가 얼마나 멀리서부터 온 것인가를 보여주는 거리 지표다. 식재료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이동거리가 길수록 마일리지 값이 커진다. 1994년 영국 환경운동가 팀 랭(Tim Lang)이 처음 사용한 용어인데, 우리가 매일 먹는 곡물, 고기, 과일 등 식재료가 얼마나 멀리서부터 이동해 온 것인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얼마 전 국내산 대비 40%밖에 안 되는 가격의 스페인산 삼겹살이 수입돼 소비자 장바구니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수입식품은 멀리서 오기 때문에 이동 중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지구온난화 속도를 높인다. 운송 수단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이산화탄소와 각종 환경 유해물질이 대기로 쏟아져 나왔을 것이고 장거리 여행을 위해 전기를 쓰는 콜드체인이나 보존료를 사용할 것이다. 서울에서 스페인산 삼겹살이 유통될 때, 600g당 푸드 마일리지는 10.88t·㎞인 데 반해, 충북 괴산에서 온 국내산 삼겹살은 136분의 1인 0.08t·㎞에 불과한 것을 보면 식량자급률이 27%에 불과한 우리나라 유통식품의 푸드 마일리지는 그 어느 나라보다 높은 것이 당연하다.
‘탄소성적표시’도 역시 제품의 생산, 수송, 사용, 폐기 등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발생량을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해 표시하는 제도라 값이 클수록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면 된다. 우리나라에는 2009년 2월 도입됐는데 미국, 영국, 스웨덴,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 중이었다. 영국의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이 결성한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가 시작한 것인데, 사람 발자국 모양의 마크를 쓰는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이 대표적이다.
이는 정부 주도의 환경보호 인증제도지만 기업들도 식·음료, 가전, 생활용품 업계를 중심으로 탄소성적표시가 제품의 온실가스 관리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적극 참여하고 있다.
소비자가 ‘푸드 마일리지’와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은 첫째, 최단거리에서 재배된 로컬푸드를 이용하는 것이다. 가까운 농지에서 재배되거나 동네 마트에서 즉석 수경재배한 과일과 채소를 이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물리적 거리를 줄이면 식품의 영양과 신선도가 극대화될 뿐 아니라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아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다. 둘째, 제철 음식 위주로 소비해야 한다. 이는 비닐하우스에서 생산하고 보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온실가스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셋째, 식품 구매 시 ‘탄소 발자국’과 ‘푸드 마일리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산업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다. 넷째, 이들 제도의 홍보 활성화다. 많은 소비자는 푸드 마일리지와 탄소성적표시가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른다. 이 제도가 생산자, 기업,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야만 활성화될 수 있다.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