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검찰총장이 임기를 6개월여 앞두고 15일 퇴진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사정기관을 총괄하며 검찰 개혁을 이끌어갈 청와대 민정수석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임명하자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1988년 2년 임기제가 도입된 후 취임한 검찰총장 20명 중 지금까지 임기를 채운 사람은 7명에 불과하다. 도입 당시 임기제를 담은 검찰청법안의 국회 제출을 앞두고 기자실을 찾은 법무부 대변인은 ‘정치권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검찰권을 행사하기 위한 획기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기자들은 모두 입법 취지에 공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권이 바뀐 뒤 총장 교체설이 나오면 검찰 간부들은 보통 “임기제 도입 취지에 어긋나는 게 아니냐”고 반발한다. 새 정권이 검찰을 줄 세우기 하려는 것으로 의심한다. 그러나 임기제는 검찰권을 독립적으로 행사토록 하기 위한 것이지, 임기 동안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살펴야 한다. 따라서 검찰총장이 자기 책임을 다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임기 중에 검찰권을 중립적으로 행사하지 못했다면 그런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정권 교체기가 아닌 때 자신이나 부하의 잘못 등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총장도 많다. 이명재 전 총장은 2002년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고문으로 인한 피의자 사망사건이 발생하자 스스로 퇴진했다. 한상대 전 총장은 2012년 11월 잇단 검사 비리와 대검 수뇌부의 집단 항명 사태로 사퇴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2013년 9월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던 중 혼외자 파문이 불거지면서 검찰을 떠났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이철성 경찰청장은 12일 전국 경찰에 보낸 서한에서 “경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이런 때일수록 신발 끈을 더욱 조여 매야 한다”고 했다. 사퇴 논란을 스스로 불식시킨 셈이다. 2003년 12월 2년 임기제가 도입된 뒤 취임한 8명 중 임기를 마친 청장은 이 청장 전임인 강신명 전 청장이 유일하다. 경찰청장 임기제 역시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 책임을 묻지 않기 위한 것이 아니다. 허준영 전 청장은 시위 중 두 농민이 사망한 사건으로 퇴진했다. 몇몇 청장은 개인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사법 처리됐다. 이 청장은 지난해 말과 올해에 전국의 촛불집회와 시위를 유연하게 관리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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