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核실험 감시·원전 점검 등 활용
방사능 물질을 100㎞ 이상 원거리에서 실시간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향후 북한의 핵무기 개발, 무장단체 핵테러 감시, 로봇도 접근 불가능한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같은 대량 유출 등 각종 방사능 활동을 원거리 탐지할 수 있게 돼 비상사태 시 신속 대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연구재단은 16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최은미 교수 연구팀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고출력 전자기파를 이용해 원거리에서 방사능 물질을 실시간 탐지할 수 있는 기법을 세계 최초로 실험적으로 증명, 지난 9일자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전자기파를 이용한 방사능 탐지 기술은 방사능 물질 주변에 고출력 전자기파를 쪼였을 때 발생하는 플라스마의 생성 시간을 분석해 방사능 물질의 유무를 파악해 내는 원리다. 단계별 테스트를 거쳐 빠르면 2∼3년 내에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결과, 기존 기술로는 측정이 불가능했던 100㎞가량의 원거리에서 아주 소량의 방사능 물질도 탐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최 교수는 “만약 전자기파의 초점 인근에 방사능 물질이 있으면 일반 대기상태보다 플라스마 생성 시간이 훨씬 짧아진다”며 “후속연구에 따라 핵종 분별에 따른 방사능 물질의 강도와 상세위치 파악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존하는 방사능 탐지기술인 ‘가이거 계수기’는 방사능 물질로부터 방출된 고에너지가 계수기에 적접 도달해야 측정이 가능해 탐지거리가 10m 안팎에 불과하다.
◇플라스마 = 기체 상태의 물질을 초고온으로 가열했을 때 만들어지는 이온핵과 자유전자 입자들의 집합체.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