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본토 위협 안돼” 평가절하
무시하다간 실전배치 현실화
로켓 2단 쌓으면 美서부 겨냥
1단 2기 묶으면‘전역 사정권’
북한이 미국 본토가 핵미사일 타격권에 들어왔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북한이 발사한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는 사거리와 기술 완성도 면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는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북한이 ICBM 개발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고 있어 수년 내 ‘쿠바 미사일 위기’처럼 불량국가의 핵미사일로 미국 본토가 위협받는 상황이 한반도에서 재현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16일 서울과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사실상 개발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되는 북한의 ICBM을 인정하기도 힘들고, 무시하기도 어려운 딜레마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발사현장 참관 자리에서 “미 본토와 태평양 미군기지들을 타격할 수 있다”고 14일 위협한 만큼 화성-12가 알래스카까지 도달하는 준 ICBM이라고 규정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국가안보가 커다란 위협에 처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현재 핵탄두 탑재 ICBM을 보유한 국가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인도뿐이다. 특히 북한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인권탄압 불량국가라는 점에서 위험의 수위는 더욱 높은 셈이다. 미국 강경 보수진영에서는 현 상황이 제2 쿠바 미사일 위기로 비화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의 제프 데이비스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그 미사일의 비행(궤적과 거리)은 ICBM과 일치하지 않았다”며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북한 미사일의 발사 직후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언제까지 북한의 ICBM 기술을 외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 개발 완료 시점에 대해 다양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북한이 연내 미 본토를 타격할 ICBM 시험발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커스 실러 독일 ST 애널리틱스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북한이 얼마나 집중적으로 자원과 시간, 인력과 자금을 투자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ICBM 개발에 짧으면 5년, 길면 3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본다”고 16일 전망했다. 화성-12에 적용된 신형 백두산 계열 80tf(톤포스·80t을 밀어 올리는 추력) 로켓은 이번 시험에 1단만 사용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80tf 액체로켓 2기를 2단으로 쌓아 단 분리에 성공할 경우 미국 서부지역, 1단은 2기를 묶고(클러스터링), 2단은 1기를 포갤 경우 사거리 1만㎞를 훌쩍 넘어 미국 본토 전체를 사정권에 둘 수 있다는 평가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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