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외교관 출신 대부분 동맹파
컨트롤타워 맡기기엔 부담느껴
국가안보실장 인선 계속 지연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국내외 우려가 출범 이전부터 제기됐지만 외교·안보 정책 기조를 가늠하게 할 관련 인사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미국을 포함한 한반도 주변 4개 강국의 강력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고 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국가 리더십 공백이 가장 큰 분야가 외교·안보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6일 통화에서 “오늘도 청와대 안보실장 인선은 어려울 것 같다”며 “외교·통일·국방 등을 총괄해 큰 틀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을 고르기 위해 대통령이 계속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 정책 ‘컨트롤 타워’라고 할 수 있는 안보실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안보실 1·2차장, 외교부·국방부 장관 등의 인사도 순연되고 있는 양상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10일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를 곧바로 지명했는데 서 후보자급의 인사를 못 찾고 있는 모습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서 후보자가 안보실장을 맡았더라면 일이 쉽게 풀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후보자는 선대위에서 안보상황단장을 맡았고, 안보상황단 실무자들은 현재 청와대에서 안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문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 서 후보자는 국정원 직원 출신으로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추진에도 관여하는 등 균형적 시각을 갖추고 있다는 게 문 대통령 측의 시각이다.

인사가 늦어지면서 문 대통령 측에서 지금 주요 직책으로 거론되는 군이나 외교관 출신들이 대부분 이른바 ‘동맹파’이기 때문에 핵심 요직을 맡기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군 출신으로 육군참모총장으로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 국방부 장관으로 김장수 주중대사 등이 발탁됐었지만, 두 사람 모두 노 전 대통령 측 주류 인사와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고 이후 들어선 보수 정권에서 주요 직책을 맡은 바 있다. 외교관 출신들 가운데서도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정면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자 출신이긴 하지만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도 노무현정부 당시 여권 세력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 ‘자주파’가 외교·안보 라인에서 우세했다는 평가가 있다. 문 대통령 주변에도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서주석 전 외교안보수석 등 자주파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있다. 동맹파는 한·미 동맹을 우선시하고 이에 기반을 둬 북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시각이 강하고, 자주파는 한·미 동맹을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대북 정책 등에 자율성을 가지고 대중국 정책을 상대적으로 중요시한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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