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운영’ 전문가 제언

전문가들은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1주일 동안 ‘업무지시’라는 특유의 국정운영 방식 등을 활용해 쏟아낸 각종 정책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우선순위 조정과 속도 조절 필요성을 주문했다. 정치적·이념적 논란, 경제적 파문이 상당한 정책들은 여야 간 협의나 적법 절차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자칫 국정 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촛불 민심으로 탄생한 정부인 만큼 집권 초기 권위주의 청산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과감한 정책은 그만큼 절차나 내용이 충실히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1만 명의 정규직화 약속 등은 예산 확보 절차 등이 필요한데 지시 형태로 이뤄져 전시 행정이나 권위주의적으로 비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정윤회 문건’ 재조사 등 한 번에 많은 개혁 과제를 쏟아내는 것보다 우선순위와 속도 조절이 중요하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김관옥 계명대 정외과 교수는 “집권 초기 힘이 있을 때 밀어붙이는 것은 괜찮지만 순차적으로 푸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개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정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일 정치평론가는 “후보가 공약하는 것과 대통령이 업무 지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인데 현재 대통령의 지시에 대한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며 “너무 앞서서 내지르기보다 인선을 서둘러 마무리해 실천적 세부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소야대 국면인 만큼 협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40%대 지지로 당선됐고, 여소야대 상황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정상 체제를 갖추고 나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하는 게 아니라 밑으로부터의 수렴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약 실행이 중구난방이 되지 않기 위해 정책실장을 서둘러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하·송유근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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