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5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제36회 순직경찰 추모식에 참석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측에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기밀 정보를 유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유착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5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제36회 순직경찰 추모식에 참석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측에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기밀 정보를 유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유착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AP연합뉴스

WP “러 외교 백악관 방문때
IS 관련 민감한 내용 언급 …
동맹국 정보원 위험에 빠뜨려”
정보력 뽐내다 유출하게 된듯

백악관, CIA·NSA에 해명진땀
러 외교 면담 배석한 맥매스터
“군사작전 등 발설한 바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측에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기밀 정보를 유출해 대(對)IS 관련 동맹국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악관 측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밀 유출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에 관련 내용을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워싱턴 포스트(WP)는 전·현직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사진) 러시아 외교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IS와 관련해 동맹국이 제공한 정보를 누설했다고 보도했다.

이 정보를 제공한 동맹국 측은 러시아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임의로 러시아 측에 누설했다는 것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누설한 정보는 아주 민감한 내용이라서 다른 동맹국에도 제공되지 않는 것이고 미 정부 내에서도 취급이 엄격히 제한된 사안”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정보를 누설함으로써 IS와 관련한 중요한 정보원을 위기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라브로프 장관 등을 만나는 도중 사전에 조율된 회담 내용에서 벗어나 IS 테러리스트들이 비행기 기내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해 가할 수 있는 위협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IS에 관한 기밀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정보활동 파트너가 IS가 점령한 도시 중 어디에서 위협을 탐지하고 있는지 발설했다는 것 외에 해당 기밀 정보가 어떤 내용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테러 위협에 대한 내부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라브로프 장관에게 뽐내려고 한 것 같다며 그가 “매일 많은 정보를 브리핑받는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미 정보 당국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전직 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밀 누설에 대해 “대단히 충격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무모하고 자신이 다루는 안보와 정보 사안의 중대성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밀 정보 누설에 따라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CIA와 NSA에 직접 전화해 상황을 설명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CIA는 이번 일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으며 NSA는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WP는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의 면담에 배석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이런 지적에 대해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은 항공기에 대한 위협을 포함한 테러 조직의 일반적 위협에 대해 논의했다”며 “정보원이나 정보수집 방법에 대해 논의한 바 없으며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군사 작전에 대해서도 발설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누설한 내용을 통해 “러시아가 우리 정보원과 정보활동 수단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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