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뇌물수수 혐의 불구속 기소

검찰이 ‘법조비리’의 핵심 인물 정운호(52)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청탁금 명목으로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박모(55·사법연수원 16기) 서울고검 검사를 16일 불구속 기소했다.

이와 별개로 박 검사는 검찰 수사 착수 1년여 만에 해임 처분됐다. 징계부가금 1억 원도 부과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2014년 정 전 대표로부터 “감사원 고위 간부에게 청탁해 달라”는 명목으로 1억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박 검사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박 검사는 정 전 대표가 청탁 대상으로 찍은 당시 감사원 고위 간부의 고교 후배다.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박 검사가 1억 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고, 정 전 대표로부터 “박 검사에게 1억 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하면서 박 검사의 범죄 혐의를 포착했지만, 당시 박 검사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해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사법처리를 미뤄 왔다. 검찰은 정기적으로 박 검사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다 최근 ‘조사를 받을 만큼 상태는 된다’는 판단을 내리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현재 박 검사가 단기 기억력 장애 증세를 겪는 등 심신미약 상태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박 검사를 구속 수사하지 않고 불구속 기소했다.

법무부는 최근 검사징계위원회를 열고 “박 검사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고 검사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지난 9일 자로 박 검사를 해임했다.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는 100억 원대 상습도박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 전 대표가 보석이나 집행유예를 조건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전관 출신’ 변호사에게 제공해 판사·검사 등에게 청탁을 한 로비 사건이다. 지난 2016년 서울중앙지검은 정 전 대표와 그로부터 수십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전화 변론 등 전관 출신임을 이용해 로비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 및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 등을 구속했다.

손기은·이후연 기자 son@munhwa.com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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