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으로 혈압측정이 필요한 고혈압 환자의 31.4%만이 가정에서 혈압을 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혈압’ 측정은 고혈압 관리의 핵심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이런 중요성이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세계 고혈압의 날(5월 17일)을 하루 앞둔 16일 대한고혈압학회는 전국의 고혈압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혈압측정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고혈압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무관심하기 쉽지만, 심·뇌혈관계 합병증을 일으켜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이어서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이번 조사에서 고혈압 관리를 위해 환자들이 기울이는 노력(복수응답)은 △정기적인 진료(60.8%) △술·담배 조절(59.4%) △매일 치료제 복용(57%) 순이었다. 규칙적인 혈압측정(43.3%)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집에서 혈압계로 직접 측정하는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데, 가정혈압 측정에 대해 알거나 들어본 적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60.6%에 그쳤다. 실제로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환자는 그 절반 수준인 31.4%에 불과했다. 가정혈압을 측정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정용 혈압계가 없어서’(65.5%)가 가장 많이 꼽혔고 △병원에서 진료 시 측정하는 것으로 충분해서(35.1%) △가정에서 측정한 혈압이 정확하지 않은 것 같아서(24.5%) 등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서는 가정혈압 측정이 고혈압 관리의 핵심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정혈압은 재현성이 높고 동일 시간대의 혈압 모니터링이 가능함은 물론, 진료실 혈압만으로 쉽게 진단할 수 없는 ‘백의 고혈압’(진료실에서 희색 가운을 보면 긴장해서 혈압이 올라가는 현상), ‘가면 고혈압’(진료실에서 혈압이 낮게 나오는 현상)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신진호 대한고혈압학회 혈압모니터연구회 교수(한양대병원 심장내과)는 “효과적인 고혈압 관리를 위해서는 진료실 혈압뿐만 아니라 규칙적인 가정혈압 측정이 필수적”이라며 “더 많은 환자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가정혈압 보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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