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범죄 발생 초기 피해자의 정신적 후유증(트라우마)을 진단하는 척도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경찰청은 심리·상담 등을 전공한 피해자심리전문요원(CARE)으로 개발팀을 구성, 범죄 피해자에게 특화된 트라우마 척도(VTS)를 개발하고 전국 경찰서에 활용지침을 전달했다고 16일 밝혔다.

범죄 피해자 상당수가 불안, 우울, 공포 등 정신적 후유증을 경험하지만, 사건 초기 피해자의 증상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도구가 없어 피해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조치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VTS는 23개 문항의 ‘자기 보고 검사지’로 구성돼 범죄 피해에 따른 급성 스트레스장애(ASD) 정도를 간편히 측정할 수 있다. 예컨대 ‘이번 사건과 관련된 기억들이 반복적으로 생각난다’ ‘피해 현장과 비슷한 장소에 가면 고통스럽다’ ‘나의 미래는 희망이 없는 것 같다’ 등의 문항에 대한 답변을 토대로 피해자 증상의 심각성을 파악한다.

경찰청은 VTS를 전국 경찰서에 배포, 일선 경찰관들이 피해자 보호조치를 신속히 이행할 수 있도록 했다. 각 경찰서 CARE 요원이 피해자 상담 과정에서 VTS로 검사해 일정 수치 이상이 나오면 지방경찰청이나 심리상담 전문기관으로 연결해 준다. 총점 115점을 기준으로 53∼89점은 심리전문요원과 상담소 등에서, 90점 이상일 경우엔 병원이나 심리전문기관을 통해 치유를 지원한다.

경찰 관계자는 “심리 전문가가 아닌 경찰관도 현장에서 범죄 피해자의 심리적 위기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피해자가 스스로 증상을 체크할 수 있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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