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거래 신분증’ 신용등급 관리법

통신비 연체는 반영 안해
대출금 연체 가장 치명적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은
공공요금 성실납부땐 올라

신용등급 한단계 하락하면
가계대출 금리 2.5%P 상승
‘나이스지키미’ 등 무료 확인
금감원에 승급 요청할수도


최근 오랜 연인으로부터 청혼을 받은 직장인 김모(여·30) 씨는 대출 없이는 결혼식 준비나 신혼집 마련이 힘들겠단 생각에 문뜩 자신의 신용등급이 궁금해졌다. 그러나 이내 ‘휴대전화 요금이 몇 번 밀렸는데, 신용등급이 떨어졌을까? 조회만으로도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던데 확인할 방법이 없나….’ 등의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김 씨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특히 대출 경험이 적은 금융 소비자들은 금융거래에 있어 ‘신분증’이나 다름없는 자신의 신용등급은 물론, 신용등급 평가 기준에 대한 정보가 없어 ‘쓸데없는’ 걱정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 휴대전화 요금 연체는 신용평가에 반영되지 않으며, 신용등급 조회만으로 등급이 하락하는 일도 없다.

신용등급 관리의 첫걸음은 자신의 신용등급 확인이다. ‘무료 신용등급 확인 서비스’를 활용해 보자.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터넷 사이트 ‘나이스지키미(www.credit.co.kr)’나 ‘올크레딧(www.allcredit.co.kr)’에 접속하면 누구나 무료로 자신의 신용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4개월에 한 번씩 1년에 총 3회까지 가능하다. 3회 초과 시에는 신용정보회사를 통해 유료로 확인할 수 있다. 조회만으로는 신용등급이 하락하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히 제2금융권에서 대출 상담을 받거나 신용 조회한 것만으로도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오해”라며 “과거에는 영향을 준 적이 있으나 2011년 10월 이후 개선돼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신용등급이 낮아 황당함을 느꼈다면 이의 신청도 가능하다. 신용조회회사 고객센터를 통해 신용등급 산출 근거 등을 확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또한 금감원 ‘개인신용평가 고충처리단’을 통해 타당성 심사를 요청할 수도 있다.

신용평가 요소를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하다.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예방할 수 있고, 반대로 신용등급을 끌어올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관리 소홀로 실제 신용에 비해 낮은 등급을 받았다면 금융 거래 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용등급별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최고등급인 1등급이 3.8%, 최하등급인 10등급이 26.7%로 등급에 따라 넓게 분포돼 있다. 등급이 한 단계 하락할 때마다 금리는 평균 2.5%포인트 상승한다.

신용등급 평가에 있어 ‘마이너스 요인’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대출금 연체다. 10만 원 이상 금액을 5영업일 이상 연체하면, 신용조회회사에 연체정보가 수집돼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 연체 기간이 길어질수록 장기간 신용평가에 반영된다. 현금 서비스는 ‘독’이다. 잦은 현금 서비스는 부채 증가로 보는 데다 통계적으로 볼 때 현금 서비스 이용자들의 연체율이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체된 대출금을 상환하면, 즉시는 아니지만 ‘성실도’에 따라 등급 회복이 가능하다. 연체가 여러 건 있는 경우 연체금액이 큰 대출보다, 연체가 오래된 대출을 먼저 상환하는 것이 유리하다. 액수보다는 ‘기간’이 중요한 셈이다.

금융거래 정보 부족으로 중간 등급인 4∼6등급을 받게 되는 대학생, 사회 초년생 등 소위 ‘신파일러(thinfiler)’들은 휴대전화·공공요금을 성실히(6개월 이상) 낸 기록으로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다. 실제 지난해 1∼11월 10개월간 5133명이 이러한 비금융거래 정보를 이용해 신용등급이 오르기도 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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