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8시, 김광도가 장현주의 저택에서 저녁을 먹고 있다. 한시티 북서쪽 변두리에 위치한 장현주의 2층 저택은 건평이 300평이나 된다. 저택에 장현주의 친척 10여 명이 함께 살고 있었지만 오늘은 조용하다. 모두 어디로 숨어버린 것 같다. 장현주가 직접 차린 저녁 식탁은 풍성했고 요리는 맛있었다.
“음, 옛날 생각이 나네.”
수저를 내려놓은 김광도가 만족한 표정으로 장현주를 보았다.
“우리가 컨테이너에서 살림 차렸을 때 말이야, 그땐 하루에 여섯 번도 했었지?”
“만날 그런 이야기야, 서 대통령한테 단단히 물이 들어서.”
“대통령이 어때서?”
“또 대통령 이야기만 하면 눈썹을 세우네, 저것 봐.”
“그나저나 집 안이 조용하네.”
“다 옆채로 보냈어.”
“그럼 오늘 여기서 자고 갈까?”
“그 많은 여자 놔두고 이혼한 아내하고 자? 미쳤다고 해.”
“남이 뭐라고 하건 상관없어. 그런데 왜 날 보자고 한 거야?”
“응, 그거…….”
수저를 내려놓은 장현주가 외면하고 말했다.
“나, 결혼하려고 해.”
“응? 누구하고?”
“평양에서 온 사람인데…….”
“옳지.”
김광도가 어깨를 부풀리며 웃었다.
“당에 있었던 놈이군. 전부터 알았던 놈이겠지?”
“아냐.”
장현주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전에는 몰랐어. 여기 와서 알았어.”
“잤어?”
“그건 왜 물어?” 장현주가 눈을 치켜뜨더니 김광도를 노려보았다.
“내가 같이 살 때도 당신 오입질하고 돌아다닐 때 누구하고 잤느냐고 물어본 적 있었어?”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이혼한 사이가 됐는데도 그걸 물어? 당신 어떻게 된 거 아냐?”
“질투에 눈이 뒤집혔나 봐.”
“잤어.”
숨을 들이켠 김광도가 정색했다.
“몇 번?”
“세 번.”
“걔 연장이 나보다 커?”
“작아.”
“몇 센티나 작아? 길이하고 두께를 대.”
“한 3센티쯤, 두께는 1센티 정도.”
“잘해?”
“별로야.”
“그럼 결혼해.”
“세상에 이런 대화를 나누는 전처, 전남편이 있다니…….”
장현주가 웃지도 않고 말했을 때 김광도가 길게 숨을 뱉었다. 진심으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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