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하면 전 세계 모든 판다는 중국 소유이며, 심지어 새끼를 낳으면 그것까지 중국 소유이다. 가끔 외교적 행위로 판다를 임대하기도 하는데, 이도 물론 공짜가 아니다. 적지 않은 임차료를 내야 한다. 한국도 국제통화기금(IMF) 당시 판다 관리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중국으로 돌려보냈던 아픈 기억도 있다. 여하튼 판다는 중국의 자존심인 셈이다.
그런데 중국의 자존심이자 상징인 이 판다 때문에 중국이 크게 자존심 상한 적이 있었다. 바로 ‘쿵푸팬더’ 때문이다.
‘쿵푸팬더’(2008년)는 유명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영화로 세계적으로 큰 환영을 받았다. 미국의 드림웍스가 제작한 영화로, 주인공이 판다임은 물론이고 영화 스토리 또한 중국의 전형적인 무협 장르와 소재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제작사만 빼면 모든 것이 중국인 셈이다.
중국을 소재로 미국이 만든 영화가 어떻게 보면 중국을 소개해준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중국인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소재를 남의 나라에 빼앗긴 기분이 든 것은 사실이다. 마치 일본이나 중국이 한국의 김치로 대박을 낸 꼴이니 말이다. 그래서 처음 이 영화가 중국에 들어왔을 때 상영을 금지해야 한다느니 관람을 하지 말자는 등 다양한 반발 여론이 일기도 했다. 중국의 상징인 판다와 쿵후를 왜 허락 없이 사용했냐는 여론이 있을 정도였다. 물론 공식적으로 상영을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자존심이 단단히 상했던 사건임에 분명했다. 이후 ‘쿵푸팬더’ 시리즈는 계속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할리우드에서 외국의 문화원형을 활용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중국 소재는 이전에도 있었는데 ‘뮬란’(1988년)이 대표적이다.
중국 고대의 화목란(花木蘭)이란 여자 영웅을 주인공으로 한 미국의 애니메이션 영화다. 중국 고대 민간 서사시 ‘목란사(木蘭辭)’에 기초한다. 당시에는 중국에서 별다른 반발이 없었다. 그런데 중국의 경제가 발전했다고 자신하던 2008년에 와서 부정적 반응이 나타났다.
‘쿵푸팬더’ 이후 중국에서는 자국의 문화 원형을 되살리는 수많은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쿵푸팬더’의 인기가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음이 분명하다.
아무튼 중국을 소재로 한 미국 영화에 대한 반발은 결국 중국 정부와 문화계로 그 화살이 향하게 된다. 그 이후에 중국에서는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지고, 수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자체적 노력을 넘어 할리우드 영화에 투자하는 형식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금은 심지어 할리우드조차 중국 투자자의 눈치를 보는 실정이라고 한다.
중국은 거대한 시장, 다양한 문화 원형을 소유한 동시에, 세계적으로 차이나 머니도 최강의 파워를 나타내고 있다. ‘쿵푸팬더’와 같은 자존심 상하는 일을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것 같다.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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