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출처·제공 이유 집중추궁
계좌추적 가능성도 배제 안해
특수활동비 체계도 들여다볼듯
이른바 ‘돈봉투 만찬’에 참석했던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 법무부·검찰 간부 10명에 대한 대면 감찰 조사가 22일 본격화했다. 법무부·검찰 합동감찰팀은 주말 동안 만찬 참석자들의 경위서 분석 작업을 토대로 대면 조사 일정을 조율·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감찰팀은 조사를 통해 법무부가 해당 자금의 출처로 설명했던 특수활동비에 대해서도 지출이 투명하게 처리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해당 활동비의 지급 적격성 여부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합동감찰팀은 필요한 경우 관련자들의 계좌 내용까지도 들여다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향후 조사가 수사 형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예산편성 지침에 따르면 특수활동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라고 돼 있다. 영수증 증빙 제출 의무도 없다. 검찰 측은 “수사 과정에서 사전에 미리 예산을 책정할 수 없는 지출이 이뤄지거나, 공식적인 비용 처리가 어려운 곳에 돈이 사용됐을 경우 사후적으로 수사비를 보전해주기 위해 편성된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 과정에서는 사후적으로 수사비를 보전해줘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설령 활동비 보전이 필요했다 하더라도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회식 자리에서 ‘돈봉투’ 형식으로 지급된 것에 대해서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번 사건과 별개로 평소 법무부·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 체계와 예산 집행 내용도 감찰 대상에 올랐다. 법무부 관계자는 “특수활동비 자체가 감찰팀의 조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국 소관 특수활동비는 총 179억 원으로, 내역은 첨단범죄 및 디지털 수사, 검찰 수사 지원, 수사 일반, 국민생활 침해사범 단속 등으로 나타났다. 당시 회의에서도 특수활동비는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수활동비 내역이 사실 다 검찰이 일상적으로 하는 일들”이라며 “이것을 특수활동비로 굳이 편성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오는 31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하게 돼 있는데, 기획재정부 측은 특수활동비 부분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돈봉투 사건 감찰 결과에 따라 불필요한 특수활동비는 삭감하는 등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필요한 경우 영수증 증빙이 필요한 ‘특수활동경비’로 전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사 일정은 일부 조정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에 참석한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비롯한 국정농단 수사팀 간부 6명이 23일부터 열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등 공판 준비에 주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도 인사 발령이 난 상태이기 때문에 일정 조율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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