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극성-2형’ 실전배치 임박
액체 30분 → 고체 5분으로
미사일 발사준비 시간 단축
킬체인·KAMD 무력화 시도
장거리‘액체’, 중거리‘고체’
미사일 개발방향 틀 잡은 듯

◇북극성-2형 대량 생산 배치 의도는 = 북한은 21일 평남 북창 일대에서 이뤄진 북극성-2형 발사는 실전 배치 목적에 따른 것으로, 김 위원장이 “부대 실전배치를 승인했다”고 22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북극성-2형 미사일을 대량생산해 미사일부대인 ‘전략군’에 배치할 것을 지시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이 승인했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통일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수차례 성공하면 실전배치에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북극성-2형은 지난해 8월 25일 수중 발사시험에 성공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극성-1형)의 육상형이다. 길이 12m로, 북극성-1형의 9m보다 3m가 길다.
사거리 약 2500~3000㎞로 실제 준 MRBM으로 분류되지만, 북한은 장차 사거리를 늘릴 것을 고려해 중장거리 미사일로 분류한다. 핵탄두를 500~600㎏으로 소형화해 탑재하면 북극성-2형은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하는 미군 증원전력뿐 아니라 주일미군 기지, 괌 미군기지 등이 위협권에 들어간다.
◇고체로켓의 전면 세대교체 통해 킬체인, KAMD 무력화 = 북한이 북극성 계열 로켓 대량생산에 착수한 것은 선제타격 개념인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다. 미국 항공우주연구기관 에어로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은 지난 2월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올린 글에서 “북한 노동미사일의 경우 액체 사전주입 등에 30∼60분 걸리는 것과 달리 북극성-2형은 발사준비에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북극성-2형이 기동성과 생존성, 대응성 면에서 노동미사일과 비교하면 훨씬 고도화돼 이를 탐지하고 선제공격을 통해 파괴하는 킬체인이 더 어려워졌다”고 우려했다.
21일 발사된 북극성-2형은 최고 고도 560여㎞까지 상승해 탄두를 분리했으며, 이 탄두는 마하 10 이상의 속력으로 동해에 낙하했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요격이 가능하지만, 기술개발이 더 진척되면 요격이 쉽지 않으리란 관측도 나온다. 사드는 마하 8의 속도로 고도 40~150㎞에서 요격할 수 있고, 정면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은 마하 14까지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주체탄 개발 방향 윤곽 드러나 = 문재인 정부 들어 2차례에 걸친 미사일 실험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방향을 보여준다. ICBM은 액체로켓인 80tf 화성-12형 1단 로켓을 2단으로 늘리는 방식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고체로켓인 북극성-2형을 ICBM으로 개발하는 것은 로켓 지름을 현재의 1.2∼1.4m에서 1.8m 이상으로 늘려야 해 수년 내 기술개발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북한은 액체연료 엔진인 현재의 단·중거리 스커드·노동 미사일을 북극성 계열 엔진을 이용한 고체연료 로켓으로 전면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ICBM은 액체연료인 백두산계열 화성-12형을 2단으로 확대해 개발하고, SLBM과 단중거리 로켓은 고체연료인 북극성 계열 북극성-1, 2형과 개량형 연구개발을 위해 시험발사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충신·박정경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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