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언론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지대지 중장거리전략탄도탄 ‘북극성- 2형’을 전날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으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실전 배치를 승인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사진 ①은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한 북극성-2형에 설치된 촬영기를 통해 실시간 수신되는 지구 사진. 사진 ②는 평안남도 북창지역에서 북극성-2형 발사를 위해 사용된 발사대. 사진 ③은 발사 후 군 관계자들과 함께 웃으며 기뻐하는 김정은의 모습.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언론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지대지 중장거리전략탄도탄 ‘북극성- 2형’을 전날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으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실전 배치를 승인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사진 ①은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한 북극성-2형에 설치된 촬영기를 통해 실시간 수신되는 지구 사진. 사진 ②는 평안남도 북창지역에서 북극성-2형 발사를 위해 사용된 발사대. 사진 ③은 발사 후 군 관계자들과 함께 웃으며 기뻐하는 김정은의 모습. 연합뉴스

■ ‘북극성-2형’ 실전배치 임박

액체 30분 → 고체 5분으로
미사일 발사준비 시간 단축
킬체인·KAMD 무력화 시도

장거리‘액체’, 중거리‘고체’
미사일 개발방향 틀 잡은 듯


북한이 21일 신형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KN-15)’ 시험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고체연료 로켓을 사용한 단·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연내 실전 배치에 이어 대량생산 체제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14일 80tf(톤포스·80t을 밀어 올리는 추력) 1단 로켓을 사용한 준(準)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KN-17)의 첫 시험발사를 성공한 데 이어 북극성-2형의 2번째 시험발사가 성공함에 따라 ‘주체탄’ 개발에 ‘광분’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탄도미사일 개발 방향이 윤곽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이날 대기권 중층부에서 IRBM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촬영한 지구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할 정도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1일 만에 2차례나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의한 전략적 도발을 감행함에 따라 문재인 정부 내내 미사일 도발이 상시화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북극성-2형 대량 생산 배치 의도는 = 북한은 21일 평남 북창 일대에서 이뤄진 북극성-2형 발사는 실전 배치 목적에 따른 것으로, 김 위원장이 “부대 실전배치를 승인했다”고 22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북극성-2형 미사일을 대량생산해 미사일부대인 ‘전략군’에 배치할 것을 지시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이 승인했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통일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수차례 성공하면 실전배치에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북극성-2형은 지난해 8월 25일 수중 발사시험에 성공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극성-1형)의 육상형이다. 길이 12m로, 북극성-1형의 9m보다 3m가 길다.

사거리 약 2500~3000㎞로 실제 준 MRBM으로 분류되지만, 북한은 장차 사거리를 늘릴 것을 고려해 중장거리 미사일로 분류한다. 핵탄두를 500~600㎏으로 소형화해 탑재하면 북극성-2형은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하는 미군 증원전력뿐 아니라 주일미군 기지, 괌 미군기지 등이 위협권에 들어간다.

◇고체로켓의 전면 세대교체 통해 킬체인, KAMD 무력화 = 북한이 북극성 계열 로켓 대량생산에 착수한 것은 선제타격 개념인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다. 미국 항공우주연구기관 에어로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은 지난 2월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올린 글에서 “북한 노동미사일의 경우 액체 사전주입 등에 30∼60분 걸리는 것과 달리 북극성-2형은 발사준비에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북극성-2형이 기동성과 생존성, 대응성 면에서 노동미사일과 비교하면 훨씬 고도화돼 이를 탐지하고 선제공격을 통해 파괴하는 킬체인이 더 어려워졌다”고 우려했다.

21일 발사된 북극성-2형은 최고 고도 560여㎞까지 상승해 탄두를 분리했으며, 이 탄두는 마하 10 이상의 속력으로 동해에 낙하했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요격이 가능하지만, 기술개발이 더 진척되면 요격이 쉽지 않으리란 관측도 나온다. 사드는 마하 8의 속도로 고도 40~150㎞에서 요격할 수 있고, 정면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은 마하 14까지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주체탄 개발 방향 윤곽 드러나 = 문재인 정부 들어 2차례에 걸친 미사일 실험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방향을 보여준다. ICBM은 액체로켓인 80tf 화성-12형 1단 로켓을 2단으로 늘리는 방식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고체로켓인 북극성-2형을 ICBM으로 개발하는 것은 로켓 지름을 현재의 1.2∼1.4m에서 1.8m 이상으로 늘려야 해 수년 내 기술개발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북한은 액체연료 엔진인 현재의 단·중거리 스커드·노동 미사일을 북극성 계열 엔진을 이용한 고체연료 로켓으로 전면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ICBM은 액체연료인 백두산계열 화성-12형을 2단으로 확대해 개발하고, SLBM과 단중거리 로켓은 고체연료인 북극성 계열 북극성-1, 2형과 개량형 연구개발을 위해 시험발사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충신·박정경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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