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부터 대입논술 없애
2021학년엔 수능 절대평가 등
재수땐 입시전략 커다란 혼란
검정고시·수능 올인전략 고심


현재 고등학교 1학년생들의 자퇴 상담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 현재 중3 학생이 치르게 될 ‘2021학년도 대학입시’ 전형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것과 무관치 않다. 고1 학생들은 그 직전 2020학년도 대입을 치르는 ‘낀 학년’으로서 입시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재수할 경우 변화된 입시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감에 논술까지 폐지되면서 수능에 매진하기 위해 자퇴까지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22일 입시전문업체들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부터 5월 첫째 주까지 전국 고등학교에서 시행된 중간고사 성적이 최근 발표된 이후 고1 학생들의 자퇴 상담 신청이 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하늘교육 대표는 “중간고사에서 예상보다 낮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자퇴 상담이 늘고 있다”며 “논술이 폐지되면 현 고1 학생들은 수능과 내신만으로 대입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내신 성적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이 수능에 ‘올인’(all in)하는 대입 전략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의 한 고등학교 진학교사는 “바뀌는 입시제도 탓에 고1 학생들은 재수는 절대 불가하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퇴로 내신 대비를 포기하고 검정고시와 수능을 동시에 준비하는 전략을 세우는 학생들도 있다”고 전했다.

현 고1 학생들은 자신들이 고3이 되는 해인 2020학년도 대입에서 실패하면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대폭 변하는 2021학년도 대입을 치러야 한다. 문 대통령 공약에 따르면 2021학년도 대입은 수능 절대평가 전환과 내신 절대평가 도입, 수능 문·이과 통합 등 전형이 크게 변한다. 변화하는 2021학년도 대입 전형 계획은 오는 7월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재수를 택할 경우 바뀐 입시 제도에 따라 수험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고1 학생들은 문 대통령 공약에 따라 논술이 폐지된 대입을 치러야 하는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2020학년도 대입부터 논술과 특기자전형(어학·수학·과학 부문) 폐지를 공약한 바 있다.

현재 고2와 고3 학생들은 내신 성적이 낮더라도 논술로 만회할 수 있으나, 논술이 폐지된 대입 전형을 치르는 고1 학생들은 이마저도 불가능하게 된다. 날로 줄어드는 정시 비중 탓에 정시 비중이 더 줄어들기 전에 수능으로 대입에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 현재 고2 학생이 치르는 2019학년도 대입은 수시모집 비중이 76.2%로 역대 최대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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