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받으면 안 될 것 같아요. 과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서 주인공 미자 역을 맡아 생애 처음으로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배우 안서현(사진)은 여우주연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 겸손한 답을 내놨다. 이 영화가 칸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에 도전하는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안서현도 여우주연상 후보가 됐다. 이 영화는 유전자 조작으로 만든 거대 돼지 옥자와 미자의 우정을 그렸다.
안서현은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칼튼호텔에서 열린 한국기자 간담회에서 “봉준호 감독님 덕분에 칸영화제에 왔다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 영광이다. 여우주연상 후보로 오른다는 건 상상도 못 했다”며 “감독님이 미자의 특징을 정확하게 뽑아주셨기 때문에 연기가 수월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옆에 있던 봉 감독은 “진실을 말씀드리면 (안서현은) 처음 이 영화를 하러 왔을 때 이미 준비가 다 돼 있었다. 작품 해석을 스스로 해온 것을 보고 ‘역시 작품을 많이 한 중견 배우답다’는 생각을 했다”며 “촬영장에서는 내가 지시하고 개선하는 게 아니라 서현 양이 준비하면 내가 재롱을 떨었다. 굉장히 담대하고 침착한 친구”라고 칭찬했다.
중학교 1학년인 안서현은 이날 다양한 질문에 재치있게 답하는 등 나이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강원도 산골에서 옥자와 함께 살던 미자는 유전자 조작을 한 미국 회사에서 옥자를 데려가자 옥자를 구하기 위해 미국까지 따라간다. 그 과정에서 대형 트럭에 매달리는 등 난도 높은 액션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에 대해 그는 “대본에 액션 장면이 많이 나와 있어서 마음을 다잡고 촬영장에 갔는데 감독님의 배려로 연습한 걸 다 쓰지 못했다”며 “아쉬움이 남지만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0% 컴퓨터그래픽(CG)으로 만든 옥자와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옥자를 내가 키우고 있는 잭 러셀 테리어종 랑이라고 생각했다”며 “또 오빠가 옥자와 많이 닮아서 랑이랑 오빠를 합한 느낌의 동생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에서 틸다 스윈턴, 제이크 질런홀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과 호흡을 맞춘 그는 19일 열린 ‘옥자’ 공식 상영회 레드카펫에서도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영화 공개 후 영국 매체 가디언은 “13세 미자 역을 맡은 안서현이 돋보이는 연기를 펼쳤다”고 그의 연기에 대해 호평했으며 미국 아이온시네마는 “에너제틱한 연기를 선보인 신예 안서현이 ‘옥자’의 진짜 발견”이라고 극찬했다.
칸=글·사진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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