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당무위원회의에서 김동철(가운데)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눈을 감은 채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당무위원회의에서 김동철(가운데)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눈을 감은 채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동교동계 “정대철 상임고문
비대위장 추대 안되면 탈당”
“바른정당과 통합 불가”도

바른정당 연대 꺼낸 주승용
“비대위장 나설 차례 아니다”


국민의당 소속 동교동계 원로 그룹이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라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단적으로 탈당,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대선 참패 후 향후 진로를 놓고 내홍을 겪어 온 국민의당이 분당으로까지 치달을지 주목된다.

동교동계 원로그룹의 이훈평 전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문단 23명이 어제(22일) 모여 ‘정 고문의 비대위원장 추대’와 ‘바른정당과의 통합 불가’ 등 두 가지 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우리 뜻이 통하지 않으면 국민의당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고문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추스른 뒤 바른정당이 아닌 민주당과의 통합을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게 동교동계의 입장이다. 정 고문은 “당 노선에 대해 우리 원로들 의견이 상당히 강경한데 지도부는 심각성을 오해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동교동계 측은 국민의당의 존립 기반과 명분이 약해졌다고 주장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탕평인사로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 논란이 어느 정도 불식됐고,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등 문 대통령의 대선 후 후속 조치들이 호남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선은 물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율이 떨어지는 점도 한몫했다. 이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라는 게 호남 민심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물밑 접촉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대선 직후 민주당 측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은 국민의당 동교동계 원로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대선 전·후로 늘 하던 인사였다”며 “합당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한 적이 없다”고 거리를 뒀다. 이 전 의원은 추후 행보에 대한 질문에 “우리가 갈 곳이 민주당 말고 어디 있겠느냐”며 “민주당으로 간다고 공천권 등 지분을 요구할 것도 아니라 그쪽도 편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교동계의 이 같은 움직임에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자강파들은 진화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대위원장 추대 움직임이 있었던 주승용 전 원내대표는 23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비를 맞으며 백의종군하겠다”며 “비대위원장에 제가 나설 차례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당무위원회를 열고 김동철 원내대표가 원내·원외를 망라해 원점에서 후보군을 추천 받은 뒤 25일 오후 소집되는 중앙위원회에서 추대 형식으로 비대위원장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이근평·김다영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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