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및 그린스쿨 교수·경제학

문재인 정부 경제팀의 윤곽이 드러났다. 청와대 정책실장, 공정거래위원장 및 경제부총리 내정자의 조합은 한국이 고도성장을 시작한 이래 가장 반(反)시장적 진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제팀은 강력하고 큰 정부를 지향하는 정책을 중심으로 운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팀의 큰 정책 방향은 일자리 창출, 소득 주도형 성장 및 경제적 불평등 해소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가져가겠다는 전체적인 정책 방향에 대해선 반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다만,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려는 요즘 정책들은 목적과 수단이 일관적이지 않고 오히려 상반된 것이 많다. 과연 의도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벌써 우려된다.

먼저, 소득 주도 성장과 일자리 창출 정책을 보자. 많은 경제학자는 소득 창출 즉, 경제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팀은 반대로 소득 창출을 매우 쉽게 보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최저임금을 인상시켜 소득을 증대시키겠다고 한다. 이들의 소득 증대를 반대할 사람은 없다. 다만, 이 정책으론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이 이뤄질 수 없다. 임금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증가한 기업의 입장에서 신규 고용을 늘린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 세금을 이용해 공무원을 늘려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최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0만 명의 신규 일자리가 생기는 상황에서 소방관 및 안전·치안 분야 공무원 17만4000명을 포함한 공공일자리 총 81만 명을 늘리겠다고 한다. 정규직 공공일자리가 100만 명 정도이니 이 공약이 얼마나 파격적인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정책들을 실행하기 위해 10조 원 정도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같은 목적에 매년 그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게 된다.

다음으로,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은 사회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공정한 룰을 만드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과거 보편적 복지 정책보다는 훨씬 올바른 방향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이번 경제팀의 발언들을 볼 때 현재 경제적 불평등이 마치 정부보다 시장이 더 큰 문제라는 인식이다. 조세나 복지 지출 정책을 통한 소득 분배 개선 효과 정도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매우 작다는 사실은 시장보다는 정부가 경제적 불평등 문제에 더 책임이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기존 정책으로 해결하지 못했다고 보고,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입을 통해 타개하려는 현 정부의 시도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성장과 분배 또는 기득권과 비기득권의 대립이라는 이념적·이분법적인 논리에 따라 당면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되레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민간경제 활성화(活性化) 정책이 아닌 정부의 직접적 소득 증대 정책은 기업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도 못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정부 재정 부담 증가로 다음 정부나 세대에 오히려 폭탄 돌리기 정책이 될 수도 있다.

정부의 시장 개입보다는, 노무현 정부 때 시도했던 것처럼 서비스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철폐해 민간이 투자하고 소비하려는 부문에 대한 경제 활성화 정책을 펴는 것이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다. 정부는 시장에 공정한 룰을 만들어 주고 넓은 운동장을 만들어 줘서 여기서 발생하는 소득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균형적 정책을 시행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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