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재부 “수정권고안 마련”

법원판결에 정부 “재검토”
이사회 재의결 등 거쳐야


기획재정부가 성과연봉제 운용 방향(권고안)에 대해 ‘수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는 것은 ‘노조 동의를 거치지 않은 성과연봉제는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온 데다 새 정부가 ‘원점 재검토’ 입장을 밝혀 강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다만 수정 가이드라인를 제시한다고 해도 방만 경영에 대해 견제하려면 성과주의를 완전히 배제하는 게 현실성이 떨어지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120개 공공기관이 각각 이사회 의결을 다시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집행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24일 “(법원 판단이 나온 성과연봉제 문제를)이대로 오래 놔둘 수는 없어 결론을 내고 어떤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6월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나온 뒤 성과연봉제에 따른 첫 성과급이 지급되기 때문에 새로운 권고안은 그 이전에는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사 합의와 이사회 의결까지 마친 공공기관들은 180도 바뀐 기류에 일대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지난 3월 9일 열린 공공기관장 워크숍 때만 해도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은 “성과연봉제는 공공기관의 생산성 제고와 공공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고 독려했었다.

노사 합의가 안 된 채 이사회 의결만 거쳤던 48개 기관 외에 노사가 합의해 도입했던 기관들마저 하나둘씩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성과연봉제 시행의 ‘모범 사례’로 꼽히던 한국전력의 최철호 노조 위원장은 “‘울며 겨자 먹기’로 도입한 게 사실”이라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게 노조 생각으로 정부 방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혼선 최소화를 위해 정부가 대안 마련에 나서긴 했지만, 실행 과정은 간단치 않다. 성과주의를 완전히 배제할 경우 또다시 공공기관 방만 경영을 부추길 수 있어 ‘적정 수위’의 보수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보수 체계의 합리성은 오랜 기간 공공기관 평가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또 개별 기관 노조가 각각 새로 협의하고 이사회에서 의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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