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영국 맨체스터 앨버트 광장에서 시민들이 ‘아이 러브 맨체스터’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3일 영국 맨체스터 앨버트 광장에서 시민들이 ‘아이 러브 맨체스터’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범인 아베디, 英대학 자퇴 뒤
3주전 리비아 갔다 최근 귀국
안보당국서 주시 받아온 인물
경찰, IS 등 접촉 여부 조사중

英, 테러 경보 최고 단계 격상
“추가 테러 우려” 군병력 투입


지난 22일 발생한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자폭테러의 범인은 22세의 살람 라마단 아베디라고 영국 경찰이 밝혔다. 아베디는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리비아계로 몇 년 전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졌으며, 최근 리비아를 방문하고 돌아와 안보 당국의 주시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아베디는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를 피해 영국으로 온 리비아계 부모 밑에서 태어났으며 형제 2명과 누이 1명이 있다. 아베디 가족은 보수적인 이슬람 신자로 아베디의 아버지는 2011년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리비아로 돌아갔으며 영국에 머물던 어머니도 몇 달 전에 리비아로 돌아갔다. 맨체스터 팔로필드에 있는 집에는 형인 이스마일과 아베디만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가디언은 맨체스터의 디즈버리 모스크 안에 아베디로 추정되는 인물이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아베디는 몇 년 전부터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들어 이슬람식 복장을 하고 수염을 길렀다. 2014년 맨체스터 살포드대학에 입학해 경영학을 공부해왔으나 최근 자퇴한 뒤 3주 전에 리비아를 방문했으며 며칠 전에 귀국했다. 영국 경찰은 아베디가 리비아 방문 당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극단주의와 접촉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IS가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경찰은 아직 관련 증거를 찾지는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IS는 23일 “칼리프국(IS) 병사가 십자군 군중 속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주장하고 앞으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는 후속 테러 가능성을 우려해 테러 경보 단계를 최고 단계인 ‘임박’ 단계로 높였다. 영국이 테러 경보 단계를 임박 단계로 높인 것은 10년 만이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23일 저녁 런던 총리 집무실에서 생중계된 연설에서 이번 테러를 단독범행으로 확신할 수 없어 경보 수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장소를 지키는 의무를 맡은 무장경찰을 군병력으로 대체하고, 무장경관의 수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베디가 안보 당국의 주시를 받던 인물인 사실이 전해지면서 영국의 대테러전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가디언은 아베디가 고위험 인물이나 구체적 수사대상은 아니지만 ‘주변부 인물’로 주시를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3월 런던 의사당 앞에서 승용차 테러를 일으켰던 칼리드 마수드도 주변부 인물로 분류됐었다는 점에서 안보 당국의 대응에 대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한편 아베디의 자폭 테러로 8세 초등학생을 포함해 현재까지 22명이 사망하고 59명이 부상을 입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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