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뇌물혐의’ 잇단 고발
늦출수록 ‘제식구 감싸기’ 우려


‘돈봉투 만찬 사건’ 참석자들에 대한 시민단체·개인의 고발장이 잇따라 제출되면서 법무부·검찰의 합동감찰이 ‘검찰 수사’로 전환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합동감찰팀은 참석자 대면조사를 서두르는 등 감찰을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관련 검사들이 국정농단 사건의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데다 부산고검 차장으로 좌천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병가를 내고 자리를 비워 대면조사 일정 조율이 순탄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고발장을 제출한 투기자본감시센터 외에 다른 시민단체들에서도 만찬 자리에 참석한 이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구고검 차장으로 전보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 검사 10명을 뇌물·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각종 시민단체·개인들의 고발장 접수가 이어지는 데다 경찰에서 해당 사건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해 본격적인 수사 준비에 돌입한 만큼, 검찰도 조만간 감찰을 수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검 측은 지난 22일 ‘돈봉투 만찬 사건 언론 보도를 근거로 개인의 고발장이 접수돼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다’고 말했지만, 고발장 접수에 따른 통상적인 절차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단 검찰은 ‘감찰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나,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 조사가 진행될수록 또 ‘제 식구 감싸기’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가운데 경찰과의 협의 없이 수사 방식을 검찰로 일원화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은 고민거리다. 되레 검·경 수사권 조정이 검찰에 불리한 쪽으로 결론이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은 검찰이 공식 수사에 나서도, 나서지 않아도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합동감찰이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되는 게 지금 상황에서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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