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폐기물 몸살 2만8460㎡
지금은 입구 들어서자 솔밭길
區 7년간 텃밭·북카페 등 조성
도심 속 힐링공간으로 재탄생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의 성산대교 남단 하부에 있는 영등포구 자원순환센터. 입구에 들어서자 솔밭길이 펼쳐지며 귓전에 정겨운 새소리가 들려왔다. 장미 덩굴에 눈길을 뺏기고 허브향까지 맡으니 ‘이곳이 쓰레기처리장 맞는가’ 하는 착각이 절로 들었다.
그러나 이곳은 분명 쓰레기처리장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구 내 소규모 건물에서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와 재활용품, 건설폐기물, 폐목재 등을 모아 직접 처리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자원순환센터다.
영등포구는 쓰레기장으로 이용되던 이곳에 친환경 설비와 자원 회수, 환경미화원 복지, 주민 공유시설 등 복합기능을 갖춘 청소시설을 건립하기로 하고, 지난 2010년도부터 올해 4월 소나무 힐링숲 조성까지 7년여에 걸쳐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이곳은 각종 생활폐기물을 한꺼번에 처리하면서도, 주민이 직접 찾아오는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2만8460㎡(약 8624평) 부지에 들어선 자원순환센터는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 적환장, 재활용 선별장, 재활용품 전시장 외에 대강당과 탁구장 등 체육시설, 북 카페, 미화원 휴게실, 장난감 도서관, 텃밭, 연못, 정자, 소나무 숲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야자 매트가 깔린 2000㎡(약 600평) 규모의 소나무 힐링 숲에는 양쪽으로 모두 130그루의 소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나리꽃과 더덕, 도라지가 자란다. 시민들이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군데군데 운동기구도 설치돼 있다. 안내를 맡은 박상두 센터장은 “날이 어두워지면 태양광발전으로 충전된 경관등 20개가 자동 점등돼 데이트 길을 밝힌다”고 자랑했다. 소나무 숲길에서 나서니 1920㎡(약 580평) 규모의 텃밭과 연못이 나타났다. 연못 옆 우리 안에선 오골계와 토끼들이 종종걸음을 걷고, 주민들에게 무료 분양한 텃밭에는 상추 등 채소가 서로 경쟁하듯 녹색을 자랑했다. 마침 텃밭에서 흙을 고르고 있던 김유재(당산2동) 씨는 “2012년부터 3모작으로 얼갈이배추 등을 수확하고 있다”며 “쓰레기처리장 안에 있는 텃밭이지만, 우리는 이곳을 혐오시설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센터는 환경부와 서울시에서 외국의 벤치마킹 방문단에 소개할 만큼 시설과 운영 면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박 센터장은 “쓰레기 처리시설도 잘 꾸미고 관리하면 주민소통공간으로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게 무엇보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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