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지금도 크게 엇갈린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추앙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문 대통령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8주기 추모식에서 “노무현의 꿈은 깨어 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다”면서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 정부에 대해 “이상은 높았고, 힘이 부족했다.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며 한계를 솔직히 인정했다. 문 대통령이 “저의 꿈은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라고 말한 것은 ‘노 정부 2기’가 아니라 이를 뛰어넘는 ‘문재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미 역사가 된 노 전 대통령과 노 정부를 일부러 폄훼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공(功)보다 과(過)를 성찰하는 데 인색해선 안 된다. 한때 70~80%를 넘나들던 지지율이 집권 5년 차에 20%대로 추락하고, 폐족(廢族)을 자처할 정도로 국민에게 외면당했던 기억을 잊어선 안 된다. 동기가 좋다고 국정의 좋은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교훈을 직시할 때 문 정부는 성공할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라는 편향된 역사의식으로 집권 내내 갈등을 빚었다. 한·미 동맹은 집권 내내 삐걱거렸고, 임기 말 남북정상회담 과욕은 지금도 후유증이 남아 있다. ‘코드 인사’로 정부의 실력과 신뢰를 떨어뜨렸다. ‘(선거에서) 재미 좀 봤다’던 세종시 문제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가격의 급등으로 빈부 격차는 더 커졌다.

지지층에 휘둘리면 포퓰리즘으로 흐르게 된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대통령님은 가슴에만 간직하겠다”고 했다. 추모는 하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각오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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