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25일 오후 중앙위원회와 당무위원회를 차례로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으나 비대위 존속 기간,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을 놓고 당내 세력 간의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전대 일정은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패배 후 잠행을 계속하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 및 친안(친안철수)계 인사들의 일선 복귀 시점과 직결되는 만큼 각 세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초 8월로 예상됐던 전대를 연기하고 비대위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3일 열린 당무위에서 참석자들은 8월 전대 개최에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한 당무위 참석자는 그러나 “8월 전대는 목표일 뿐 규정상 세부 일정은 비대위 구성 이후 당무위를 별도로 열어 정해야 한다”며 “지난 당무위에서 비대위원장 임기와 전대 일정을 놓고 의견이 모두 일치한 건 아니다”고 전했다. 김동철 원내대표 역시 전날 기자단 오찬에서 “당 체제 정비를 8월까지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국정감사를 마친 뒤 (전대를) 11월에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대 일정 논란의 본질은 친안계와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한 비안(비안철수)계 간의 주도권 다툼이라는 게 당 안팎에서 나오는 대체적인 해석이다. 8월에 전대가 열리면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안 전 대표와 친안계 인사들이 당권 경쟁에 나서기가 부담스럽지만,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상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호남 중진인 박주선 국회부의장의 비대위원장 선임이 유력한 가운데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공동 위원장으로 친안계 인사인 문병호 전 최고위원을 요구하는 상황을 전당대회 일정 조정의 전초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비안계로 분류되는 정대철 상임고문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안 전 대표의 일선 복귀론에 대해 “대선 후보가 3등을 하면서 떨어진 건 정치판에서 죄악”이라며 “석고대죄한 후 충전해서 정치를 하거나 아니면 정치를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