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지 헐값 매각 개입’이어
‘지인 학원 특혜 제공’說 제기
前차관“아베 의향 문건 진본”
강한 ‘일본의 부활’을 노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총리가 2차 세계 대전 후 최장수 총리 기록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서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오는 28일 자신을 관방장관으로 발탁하며 총리 집권의 발판을 마련해 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재임 일수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그러나 부인이 연루된 ‘아키에(昭惠) 스캔들’을 비롯해 최근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사학 비리 의혹으로 아베 총리는 궁지에 몰리고 있다. 집권 자민당 내 아베 총리의 파벌은 아베 총리의 뒤를 이어 파벌의 당·정 주도권을 유지할 ‘잠룡’이 없다는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5일 현재 아베 총리의 재임 일수는 지난 2006∼2007년의 1차 집권 당시를 포함해 총 1978일을 기록하고 있다. 27일에는 2차 세계 대전 후 역대 총리 재임 일수 기록 3위인 고이즈미 전 총리와 같은 1980일을 기록하게 된다. 28일부터는 일본의 고도 성장기를 이끈 인물이자 아베 총리의 작은 외할아버지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2798일 재임) 전 총리, 한국의 6·25 전쟁을 기화로 패전 후유증에 시달리던 일본을 다시 일으킨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2616일) 전 총리에 이어 역대 재임 일수 3위에 오르게 된다.
아베 총리는 자신을 발탁한 고이즈미 전 총리와 같이 총리 관저 주도의 국정 운영을 바탕으로 장기 집권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정권 모두 총리가 직접 좌장을 맡는 총리 관저 내 정책 회의를 정책 수행의 기수로 삼고 관계 부처에 지시를 하달하는 하향식 정책 추진을 특징으로 한다. 경제·재정 관련 자문회의를 설치하거나 미·일 동맹 강화, 대북 문제 접근 등의 외교 정책도 담당 부처가 아닌 총리 관저 주도로 추진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다만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고이즈미 전 총리가 당내의 지지 기반을 넓히기보다 ‘고독한 늑대’ 스타일로 당·정을 주도했던 것과 달리 아베 총리는 당내에서 적을 만들지 않고 다른 파벌의 주요 인사들도 정부 요직에 기용하는 ‘맹우(盟友) 지원’ 스타일로 당내 지지 기반을 넓혀왔다는 것을 차이점으로 꼽기도 했다. 또 이런 차이점을 바탕으로 아베 총리는 향후에도 총리직 유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 불거지고 있는 극우 성향 모리토모(森友) 학원에 대한 국유지 헐값 매각 의혹과 아베 총리의 지인이 운영하는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에 아베 정권이 특혜를 베풀었다는 의혹은 아베 총리의 최장수 총리 도전에 암초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특히 지난 1월까지 문부과학성 사무차관으로 근무한 마에카와 기헤이(前川喜平) 전 차관은 이날 보도된 아사히(朝日)신문 등과의 인터뷰에서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이 아베 총리의 의향이란 내용을 담은 문부성 문건이 진본이라고 주장하며 아베 총리의 입지를 위협했다. 또 아베 총리가 속한 자민당 내 최대 파벌 ‘호소다(細田)파’는 소속 의원 수가 90여 명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의 그늘에 가려 정권을 이어받을 만한 인재가 없다는 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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