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플랫폼’이 화두로 떠오르는 시대다. 공항이나 기차역을 떠올려 보자. 승객이 요금을 내면 여객기나 열차는 그를 목적지까지 태워다준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곳을 중심으로 매점, 식당, 광고 등 다양한 상업활동이 일어난다. 이것이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사람을 모이게 하는 장(場)이고 새로운 비즈니스의 중심이 된다.
인터넷 연결성이 고도화하면서 디지털 플랫폼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웹상에 구축된 서비스뿐 아니라 가전제품, 엔진 부품, 심지어 스마트 공장인 생산 시스템 자체도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디지털 플랫폼 시대라고 말하는 것도 과언은 아니다.
디지털 플랫폼은 기존 산업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전통적인 경제활동이 한 방향으로 이뤄졌다면, 디지털 플랫폼은 기업과 수요자 간 양방향 소통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디지털화의 진전으로 이러한 현상은 전 산업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기업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비즈니스 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먼저, 제품에서 서비스로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포털이나 소셜네트워크, 전자상거래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제조 기업도 제조에서 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다국적 글로벌 기업인 GE가 제조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GE는 사물인터넷을 통해 제품 성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문제 발생 전에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제품 판매 자체보다 제품의 사용 과정에서 요구되는 각종 서비스에서 수익원을 찾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갈수록 일반화할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는 곧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감을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냉장고를 예로 들어보자. 전통적인 방식이라면 제품 자체를 사고파는 것으로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는 끝날 것이다. 그러나 플랫폼 역할을 하는 냉장고를 통해 기업은 소비자 수요에 부합하는 추가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즉, 개인의 식습관 분석 정보를 통해 그가 선호하는 식품의 광고를 구현하기도 하고, 냉장고의 디스플레이 창에서 원하는 식품을 바로 구매할 수도 있다.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능력은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성공은 방대한 데이터 축적으로 이어지며, 또 다른 서비스나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기초가 된다. 따라서 어떤 데이터를 수집해 어떻게 분석·활용할지를 판단하는 게 기업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인터넷 기업으로 출발한 구글이 자동차나 원격의료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원동력 역시 데이터 전략에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제품 경쟁력은 선진국에 밀리고 중국에도 추격당하는 상황이다. 기술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일이 시급하겠지만, 앞으로는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해외시장의 수요와 제도를 면밀히 분석해 현지화 역량을 강화하고, 통념을 뛰어넘는 다른 분야 기업과의 제휴나 인수·합병(M&A)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적합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차원에서 협력하는 것이 필수요건이다. 앞으로 해외 진출 지원 기관의 역할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부 또한 우리나라가 글로벌 플랫폼 비즈니스의 테스트베드로 자리 잡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자금 조달과 기술 상용화 등의 지원에도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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