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확대 2005년 7월 이후
위장전입자 공직배제 원칙 제시
전병헌 정무 제안에 與野공감


청와대가 고위 공직자 후보자들의 위장전입 논란과 관련해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장관이 포함된 2005년 7월 이전 시점의 투기성 위장전입자 공직 배제’ ‘2005년 7월 이후는 모든 위장전입자 공직 배제’라는 원칙을 제시함에 따라 향후 이 원칙이 고위공직자 인선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29일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위장전입 논란과 관련, 정세균 국회의장 및 4당 원내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위장전입 등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며 “국정 공백 때문에 총리 지명을 서두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 정무수석이 특정 기간을 못 박아 위장전입 인사 원천 배제 뜻을 밝힌 것은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통과 문제가 여야 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제시한 고위공직자 5대 인사 원칙이 정권 초기부터 흔들리는 것을 바로잡기 위함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제시한 위장전입 원칙이 여야 합의 끝에 확정될 경우 향후 공직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인사청문회 대상으로 지명된 300여 명 가운데 20여 명이 취임 전에 낙마했는데 이 중 상당수는 위장 전입이 문제 됐다.

부동산 투기를 위해 위장 전입하고 다른 사유까지 겹쳤을 때 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경우가 많았지만, 자녀 교육을 위해 위장 전입한 경우는 사과하는 선에서 넘어간 사례가 많았다. 명시적인 ‘통과’ ‘낙마’ 기준이 없다 보니 후보자들 운명이 ‘복불복’으로 결정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이번 조치가 문제점이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에 대한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한동안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 시점은 1989년 3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000년 7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의 경우 각각 1997년 2월, 2004년 8월에 2차례 위장전입 한 이력이 있다. 이들의 위장전입 날짜는 모두 전 정무수석이 ‘원천 배제’ 시점으로 제시한 2005년 7월 전인 만큼 사실상 ‘면죄부’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직접 위장전입에 대한 인사 배제 원칙 기준을 제시하면서 향후 논문표절, 부동산투기, 탈세, 병역 면탈 등 다른 5대 기준에서도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논문 표절 등의 경우에서도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과 이후에 대해 다른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운영위 소위 등을 통해 새로운 지침을 마련하면서 위장전입을 제외한 4대 원칙에 대해서도 기준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위장전입은 실제로 살지 않으면서 아파트 당첨 등을 통한 재산 증식이나 자녀 진학 등을 위해 주소를 옮겨 놓는 것을 말한다. 위장 전입은 주민등록법 위반에 해당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게 돼 있다.

장병철 송유근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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