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관련 롯데그룹 변호
이인걸 靑반부패실 행정관 내정
노사분규 사측 대리인도 발탁
법조계 “사법개혁 진정성 의심”


문재인 정부가 강도 높은 검찰개혁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추가 조사 등 적폐 청산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청와대 비서관·행정관급 인사에서 개혁 동력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2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파격 임명하며 사실상 ‘재수사’를 지시했던 문 대통령이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는 불과 얼마 전까지 국정농단 사건의 ‘피의자’로 소환 조사받은 이를 변호했던 인사를 앉힌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내정된 이인걸 변호사가 대형 로펌인 김앤장에 있으면서 롯데그룹의 변호인을 맡았고 이 과정에서 지난 4월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의 검찰 소환조사 때 변호인으로 입회한 사실을 염두에 둔 지적이다. 롯데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 출연했다가 돌려받아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이 불구속 기소된 상황이다. 이 선임행정관은 김앤장에서 근무하며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대리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 변호사는 “아무리 사회적으로 지탄받은 사건이라 해도 로펌 구성원으로 로펌이 따낸 사건을 맡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공직자로 옮겨갈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진보 성향 단체들은 이 선임행정관의 직속상관인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은 갑을오토텍의 사측을 대리했던 것에 대해 “새롭게 시작한 정부의 개혁 의지에 반한 박 비서관은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수 진영과 법조계에서는 법무비서관에 판사 시절 진보 색채를 나타냈던 김형연 전 인천지법 부장판사를 사표 낸 이틀 만에 임명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김 비서관은 최근 법원행정처의 인사 개입 의혹이 제기된 사안을 주도한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를 맡아 문제 제기를 사실상 주도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현직 부장판사를 청와대 비서관으로 발탁한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법원 길들이기가 될 것”이라며 “청와대가 주도할 사법개혁의 진정성을 의심할 여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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