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맞은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인터뷰

이헌(56·사법연수원 16기·사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은 29일 법률구조를 받을 권리를 헌법상 권리로 명문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취임 1주년에 즈음해 문화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헌법상 기본권인 국선변호를 받을 권리를 포함해 형사·민사 등 소송 전반을 포괄하는 ‘법률구조권’을 헌법에 신설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외국의 입법례를 언급하며 “국선변호 이외에도 민사소송대리 등 법률구조를 받을 권리는 국가의 시혜적인 혜택이 아니라 사회적 기본권이란 관점에서 당연히 주어지는 국민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률 복지란 측면에서도 헌법에 보장될 필요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 시점을 내년 6월로 명확히 밝혀 놓은 상황에서 이제 정치권의 개헌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법률구조권의 헌법 명문화는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률구조권의 헌법상 권리 보장은 이사장 임기 내에 이룰 최대 과제”라고 역설했다.

이 이사장은 현재 법률구조가 법률구조공단과 대한변호사협회, 국선변호인제도 등 혼재된 상태로 운영되고 있어 제도적으로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률구조를 할 수 있는 기관을 일원화해 예산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법률구조를 담당하는 통합기구 구성 등을 포함한 새로운 제도 모색을 대한변협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법률구조는 법을 잘 알지 못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이 법률 사무와 관련해 부당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제도. 소외 계층의 인권 옹호와 법률 복지 실현을 목적으로 ‘법률구조법’이 1986년에 제정됐다.

이 이사장은 또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등의 대선 공약을 통해 정부의 법률구조 지원과 국민의 법적 권리 신장에 의지를 드러낸 문재인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공단의 역할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이사장은 “문 대통령의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나 소송구조 확대, 범죄피해자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의 공약들은 법률구조를 통해 인권을 보장하는 우리 공단의 활동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져 공단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며 “새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적극적으로 맞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4·16 세월호 참사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이 이사장은 정부가 세월호 재조사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 “세월호 사건은 진보와 보수 양쪽 모두 정치적 측면에서 접근하다 보니 조사에 미진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과거 조사에서 아무것도 한 게 없다더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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