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외교안보팀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김기정 안보실 차장, 서훈 국정원장 후보가 발탁됐다. 모두 ‘대화론자’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북핵 문제가 다각적인 국제 공조를 통한 외교 문제이기도 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 후보자는 국제기구·협력 전문가로서 북핵에 대한 경험은 없다. 국가안보실장의 보좌로 이를 보완할 수 있지만, 정의용 실장 역시 다자·외교 전문이기에 안보나 미국은 잘 모른다고 알려져 있다. 서 국정원장 후보도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을 기획한 ‘대표적인 대북 대화론자’임을 고려하면 통일부 장관이 적격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이들은 ‘국정에 관하여 대통령을 보좌’하는 장관이자 참모일 뿐이므로 문 대통령의 구상을 믿고 지지해주는 게 옳다. 그러나 ‘대통령의 사람들’에 대한 몇 가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첫째, 국민은 균형 잡힌 인사를 원한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는 “능력이 결함을 뛰어넘는 경우” 임명할 수밖에 없음을 밝혔다. 그러나 외교·안보 핵심 포스트에 모두 대화론자를 임명한 것은 그 차원이 다르다. 최후의 수단으로 전쟁을 염두에 두지 않는 외교는 구걸(求乞)이 되기 때문이다.
또, 현재 국제사회는 핵실험·미사일 도발과 관련, 대북 제재를 하고 있는데 남북한이 대화로 다양한 교류와 지원을 약속하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개한다면 국제사회와 충돌할 것이다. 결국, 남북한 대화와 협력이 역으로 국제사회에서 왕따를 자초하고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할 것이다. 따라서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인사가 청와대에 포함돼야 균형 잡힌 인사가 될 텐데, 안보실 1차장에 남북 군사회담 전문가를 임명한 것만으로는 동맹국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
둘째, ‘집단사고(groupthink)의 실패’를 우려한다. 집단사고란, 모두가 인정하는 우수한 두뇌 집단이 만장일치를 이루려다 집단적으로 낙관론에 눈이 멀게 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비슷한 의견을 가진 집단끼리만 소통한 결과 서로의 호감과 단결심이 크기 때문에 도리어 비합리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집단사고에 의한 외교 실패는 미국의 쿠바 피그만 침공 사건, 린든 존슨 미 행정부의 베트남 정책이 대표적이다.
진보 세력이 대화에 나서면 북한을 쉽게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도 집단사고에 의한 착각 때문이다. 과거 정권에서도 업적을 내기 위해 남북대화에 매달리다가 이른바 ‘대북 저자세’와 ‘퍼주기식 협상’이라는 함정에 빠지게 된 적이 있다. 대다수 국민은 ‘북한의 성의 있는 노력이나 진심이 있는 행동이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남북대화에 매달리는 것은 안 된다’는 의견이다. 현재 발탁된 ‘대화파’ 중심의 문 정부 외교·안보팀에서 외교·대화의 한계를 주장하는 의견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화가 아무리 중요해도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 없다. 외교가 국가 안위를 목표한 것이라면 대화는 결국 안보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국민이 문 정부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크다. 진보-보수를 뛰어넘는 ‘성공한 정부’가 되겠다는 긍정적인 포지셔닝을 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외교·안보에 ‘자주파’와 ‘동맹파’의 대립이 있어서는 안 된다. 또, ‘Anything But Park(박근혜 정책 지우기)’도 뛰어넘어야 한다. 국방은 정부의 본질적 행위이고, 안보는 정권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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