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사망원인 1~3위의 공통 인자가 담배입니다. 국민건강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 담배 문제에 관심이 없다면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세계금연의 날’(5월 31일)을 앞둔 30일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인 서홍관(사진)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은 “흡연은 암을 일으키고 혈관과 폐를 망가뜨려 국내 사망원인 1~3위인 암, 뇌혈관, 심혈관 질환과 모두 관련성이 있다”며 “(새 정부는) 흡연에 대한 대책 없이 국민건강을 책임질 수 없다”고 말했다.
협의회가 정부에 요구한 금연정책의 최우선 사항은 담배 광고의 전면 금지다. 서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흡연자 6만 명이 사망하는데, 담배회사 입장에서도 매년 6만 명 고객이 사망하는 셈”이라며 “이 때문에 담배회사는 새로운 6만 명의 고객을 발굴하기 위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광고를 열심히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청소년들이 자주 가는 편의점, 그중에서도 반드시 지나쳐야 하는 계산대 주변에는 온통 담배광고로 도배돼 있다”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점 광고는 조속히 규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번째로 필요한 정책은 담뱃갑 겉면 30%를 차지하고 있는 현행 경고그림·문구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그러면서 담배 브랜드 로고와 디자인을 없애고 담뱃갑 전체를 경고그림으로 덮고 있는 ‘민무늬 담뱃갑’ 도입을 요구했다. 담뱃값 인상도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담뱃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4개국 중 최하위였다가, 2000원을 올려 그나마 31등”이라며 “OECD 국가 평균인 6500원 정도로 올려 중간 수준에는 도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담뱃값 인상에 대한 흡연자들의 반대에 대해 담뱃세 인상을 통해 확보된 국민건강증진 기금이 올바르게 사용된다는 국민적 신뢰만 있으면 담뱃값 인상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흡연자들의 70%가 금연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 회장은 “현재 국민건강증진기금이 모두 건강을 위해 쓰이는 것이 아니고, 일부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며 “국민건강증진기금은 국민건강에 써야 하는 목적성 기금인 만큼, 오롯이 국민건강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데에만 사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의회의 궁극적 목표는 ‘담배제조·판매의 금지’라고 했다. 담배가 없어진 나라는 아직 없지만, 우리나라가 새 역사를 쓰면 된다고도 했다. 서 회장은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버스·지하철·비행기 등 우리나라 모든 곳에서 담배를 피웠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금연구역이 됐다”며 “이런 빠른 변화를 보면 담배 제조·판매 금지도 20~30년 내 충분히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정 음료수에 발암물질이 하나라도 나오면 그 음료수 판매가 가능하겠나”라며 “하물며 담배에는 60여 가지 발암물질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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