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 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평양도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주일 간격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묘하게 토요일과 월요일에 도발함으로써 한국 언론의 보도 패턴을 활용하는 심리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올 들어 벌써 9차례다. 어느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번째다.

북한의 도발 목적은 다음과 같다.

우선, 새 정부의 대북정책 흔들기 전략이다. 정부 조각(組閣) 등 여타 긴급 현안으로 평양에 아직 본격적인 눈길을 주지 않는 새 정부에 대한 압박 전략이다. 속칭 ‘달빛정책’으로 지칭되는 문 정부 대북 유화정책의 추진 속도를 높이려는 의도다. 여기에는 도발에 상관없이 통일특보 등을 중심으로 여권에서 5·24 조치 해제 등이 거론되는 상황도 한몫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도발을 지속하는 것이 남측의 호응을 끌어내는 데 불리하지 않다고 본다. 한국을 압박해 5·24 조치 해제에 이어 개성공단까지 재개한다면 한·미 공조를 와해시킬 수 있다. 이는 유엔결의안 제2270호와 제2321호까지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치밀한 복안이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 고리를 서울에서 차단하는 단초를 마련하는 데는 군사적인 도발이 효과적이라는 계산이다. 따라서 도발의 주기를 최대한 짧게 하고 있다.

북한은 민족 공조와 국제 공조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새 정부를 향해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도발 상황에서도 통일부는 지난 26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의 대북 접촉을 승인했다. 한반도에서 민족주의가 고조되는 6·15에서 8·15까지 북한은 지속적으로 문 정부를 도발과 대화 제의로 압박하고 시험할 것이다.

다음은, 마이웨이 방식의 통합 미사일 발사 체계 구축으로 북·미 대화를 압박하려는 무력시위 전략이다. 북한은 워싱턴과의 본격적인 대화를 앞두고 미사일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특히, 단거리 스커드 계열에서 중장거리(ICBM)까지 ‘거리 불문’에다 바다에서 하늘까지 ‘발사장소 불문’ 전술이다. 다종화하고 현대화한 미사일 발사 시험이 향후 자신들의 협상 입지를 강화시켜줄 것으로 확신한다. 협상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무력도발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조선신보는 연일 북한이 핵 개발의 최종단계에 도달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제 공은 평양에서 서울로 넘어왔다. 지난주 폐막된 G7 정상회의에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 제재를 강화한다고 선언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6일 북한 관광이 핵·미사일의 자금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미 의회조사국(CRS)은 23일 한국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충돌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문 정부의 대북 지원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틀을 훼손하거나,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는 것이어선 안 된다. 문 정부는 도발하는 북한과는 교류·협력할 수 없다는 점을 평양에 주지시켜야 한다. 집권 초기에 확고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 5년간 끌려다니지 않는 비결이다. 북한은 문 대통령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참석 여부와 발언 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새 정부는 김정일의 북한과 김정은의 북한이 질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집권 6년 차를 맞아 3차례의 핵실험과 30여 차례에 걸친 미사일 개발에 주력하는 김정은의 북한을 직시해야 한다. 대통령이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면 도발 후에는 무리한 요구가 판문점 핫라인을 통해 넘어올 것이다. 새 정부의 결연한 결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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