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바꾸고 불법제조 밀수
중국산 불법 담배를 유명 글로벌 제조사 담배로 둔갑시킨 ‘짝퉁’ 등 밀수 담배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가짜담배의 경우 사상 최대 규모다. 담뱃값 인상 이후 시세차익을 노린 담배 밀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세청은 지난 1~4월에 수입·반송 화물과 여행자 휴대품 등을 대상으로 담배 밀수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한 결과, 233건, 100만 갑(시가 43억 원 상당·사진)가량을 적발했다고 31일 발표했다.
박 모(56) 씨는 지난해 외국 온라인 마켓의 담배상을 접촉해 가짜 ‘말보로’ 담배를 주문한 후 두 차례에 걸쳐 인천공항과 부산항을 통해 47만 갑(21억 원 상당)을 들여왔다. 그는 동유럽 등지로 밀수하기 위해 중국에서 원산지를 ‘스위스’산으로 꾸며 불법 제조한 이 담배를 부산의 보세창고에 넣어 뒀다가 해외 교포를 상대로 담배를 판매하는 수출업자에게 넘겨왔다. 정품으로 꾸미기 위해 스위스의 물품 검사·인증 전문기업인 에스지에스에서 발행한 ‘담배 정품 증명서’를 위조해 진품 여부를 확인하려는 구매업자들에게 나눠줬다.
가구 수입업자인 이 모(50) 씨는 인도네시아산 담배 7만2850갑(2억8000만 원 상당)을 의자, 소파 등을 수입할 때 쓰는 컨테이너 화물의 안쪽에 숨기는 일명 ‘커튼 치기’를 통해 밀수하다가 적발됐다. 인도네시아산 담배는 국산 담배보다 타르, 니코틴 등 유해성분이 최대 25배가 많아 건강에 더 해롭다.
아울러 관세청 통제가 제한적인 자유무역지역의 허점을 노려 과자류 등으로 위장해 담배를 국내로 불법 반입하거나, 컴퓨터 본체 케이스 속에 숨겨 반입하는 등 밀수 수법이 한층 교묘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이근 관세청 조사감시국장은 “가짜 담배 또는 전혀 새로운 브랜드의 담배를 제조해 특정 국가의 암시장에 팔 목적으로 수출, 밀수입하는 등 방식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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